어제 주말 가까이 사는 언니가 시골 시댁에서 배추를 얻었다며 무와 배추를 10포기나 주었습니다.
갑자기 배추10포기를 얻어 혼자 김장을 담그느라 혼쭐이 났습니다.
남편은 모임이 있다고 합니다.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며 위하는 척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외출을 합니다.
배추를 다듬어 소금에 절여 놓고 마트 가서 마늘 생강 청각 새우젓 액젓 갓을 사왔습니다 .
찹쌀 풀을 끊이고 명태 멸치 무 양파 파 버섯 다시마를 넣어 육수를 푸욱 끊입니다.
4시간 정도 절인 배추를 씻어 물기가 빠지길 두고 식힌 육수에 찹쌀 풀과 고춧가루 새우젓 간 마늘과 다진 생강과 청각을 넣어 간을 보니 싱거운 듯해서 다시 액젓을 붓고 오미자 액기스를 조금 넣어주니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어느새 저녁 8시입니다.
무를 채 썰어 갓을 양념으로 버무려 놓고 물 빠진 배추에 양념을 골고루 바릅니다.
김치 통에 차곡차곡 넣으니 3통이 됩니다.
몇 쪽은 겉절이로 먹으려고 남겨두었습니다.
11시가 넘어 술 취해 남편이 들어와 맛을 보고는 맛나다고 하며 혼자 잘 할 거라고 믿었답니다.
무슨 일이든 척척척 알아서 하니 남편이 걱정 할 일이 없다고 합니다.
대충 치우고 설거지는 미루어 두고 우선 자리에 눕고 나자 12시가 넘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아프고 등과 허리가 아프고 온 몸이 무겁습니다.
출근해서도 머리가 띵하게 아프니 일에 집중이 안 됩니다.
이렇게 아프고 힘든데 남편은 혼자 척척척 잘 하니 걱정 안 한다는 말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
약한 척, 못난 척, 의지하는 척 해야지 사랑받는 아내가 된다는 걸 들어 알고는 있지만 언제나 강한 척, 잘하는 척, 두려움 없는 척, 행동을 하고는 혼자서는 이렇게 힘들고 아픈데 남편은 나의 이런 진심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잔소리를 합니다.
남편을 보며 기쁜 척, 못난 척, 약한 척?
척척척 안 해도 김장을 하는걸 알면 약속 있어도 술을 조금만 마시고 서둘러 집 와서 도와주는 기본을 지켜주는 남편이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