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불면증 앓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잘 지내?
안부를 물으니 자고 있는 것 같은 목소리로 다음에 통화하자고 하며 두 말 없이 전화를 툭 끊어 버립니다.
아이쿠, 점심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구나.
낮에 자고 밤에 잠을 못자면 어쩌려고 저렇게 자기 관리를 하지 않고 방치를 하는지 의구심이 생깁니다.
한참 후 친구가 전화가 왔습니다.
겨우 정신 차리고 전화를 한답니다.
왜 그러고 있느냐.
넌 얼굴도 예쁘고 돈 걱정은 안 해도 되는 큰 복이 있는데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서 예쁜 얼굴 마사지도 받고 운동도 하러 다니고 예쁘게 치장하고 쇼핑도 하라고 하니까 하고 싶은 것은 하나도 없고 온통 하고 싫지 않은 것들뿐이랍니다.
모든 게 귀찮다고 합니다.
이 친구를 어쩌면 좋을까요?
무엇이 의욕을 상실하게 했는지 궁금해 하다가 친구의 말을 가만히 곱씹어 보았습니다.
나 역시 하고 싶은 것은 별로 없고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고 싶지 않아도 꼭 해야 하니까 스트레스 받아가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친구는 편하게 자기감정대로 생활하는 건 아닐까?
오히려 바쁘게 스트레스 받아가며 힘들게 살아가는 내가 더 위로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주말에 친구를 만나서 가을이 오늘 길목으로 나들이 가자고 했습니다.
만나면 행여 말 못할 속 앓는 일들이 있는지 친구의 말을 잘 들어 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