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맞선을 보아도 눈이 눈썹 위에 있을 정도로 눈만 높았으니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이 괜찮다고 하는 신랑감을 마다하고 1편에서 말했던 나 혼자만의 10가지 항목에만 비중을 두고 고르고 골라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막내아들이었습니다.
연애 때 다정하고 선하게 보이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가정보다 친구를 더 좋아했습니다.
10가지 항목 중 하나 였던 술과 담배는 나의 원수로 변하고 신혼생활은 온통 먹구름에 가까웠던 것같습니다.
또한 결혼 초에 남편은 친구한테 보증을 써주어 월급이 압류되어 생활비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친구들이랑 술 담배는 즐기길 좋아했습니다.
IMF 때는 직장을 그만 두고는 피시방을 하고 잘 안되니 고기집 식당도 했습니다.
지금은 자동차 부품 하청업체 조립공장을 운영하지만 여전히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결혼 후 지금까지 직장 다니며 힘들고 바쁘게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남편은 가사 일은 전혀 도와주질 않지만 아들이 대학을 가며 집 떠나 있어 집안일은 예전에 비해 훨씬 가벼워졌답니다.
직장 생활하며 아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제 성격과 책임감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수십 번은 이혼하지 않았을까 돌이켜봅니다.
이런 와중에도 아들은 똑똑하고 반듯하게 잘 자라 주어 삶의 기쁨이며 희망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번의 고비를 겪으면서 결혼 생활을 유지해오고 있는데 다행히 많이 개선된 점 여전히 원망스러운 점 등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결혼 전 어리석게 생각했던 10개 항목이 업보가 되어 삶이 힘들었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은 조금씩 이해하고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