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mimistar(67)
Published in
#busy
Words
249
Reading
2 min
9y
Listen to this post
~2 min

girl-1848455_640-1.jpg

고등학생때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녔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등교 길에 버스 타기가 힘들었다.
버스도 잘 안오지만 평소 걷던 사람들도 비가 오면 버스를 타는지 거의 만원버스였다.
그렇게 낑겨서 타면 한 손은 우산을 챙겨야 하고 한 손으로 손잡이에 매달리고 내려보면 옷은 또 젖어있었다.

나는 비 오는날을 싫어한다.
단지 내가 나가야 되는 상황일 때 옷이 젖는 이유와 곱슬기 있는 머리카락 때문이다.
아침에 머리를 아무리 단정하게 매만져봤자 비오는 날의 습도와 끕끕함은 금새 산발로 만들어 버린다.
아, 끕끕한 기분도 싫다.
마르지 않은 옷을 입은 기분...

좋아할 때도 있다.
커피숍 같은 에어컨이 가동해서 쾌적한 공기가 있는 곳에서 비오는 창 밖을 보는건 좋다. 운치 있다.
rainy-day-1246288_640.jpg

비오면 생각나는 남자가 있다.ㅋ
고등학생때 학교까지는 버스로 4정거장 쯤 되었다.
학교를 가는데 비가 많이 와서 양말을 따로 챙기고 맨발에 실내화(3디다스 슬리퍼)를 신고 걸어갔다.
신호등에 서 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우산 속으로 뛰어들어왔다.
헉...뭐지? 당연히 놀래서 쳐다봤는데 그 남자는 해맑게 웃더라.
나는 놀래서 아무말 못했다 치고 그 사람도 말이 없었다.
신호가 바뀌고 그 남자가 우산 속에서 따라오더니 뒤를 돌아 누군가에게 손짓을 했다.
여자친구였다.
여자친구가 문 닫힌 가게 처마 밑에서 기다리다가
남자친구가 잡은 택시라도 타는 양
내 우산 밑으로 뛰어들었다.
둘 다 우산이 없어 우산 쓴 사람의 도움(?)으로 횡단보도를 건널 계획이었나?ㅋ
난 너네의 데이트를 도와 줄 마음이 없다...
그 남자가 내가 마음에 들어 나랑 같이 가고싶어 들어온거면 몰라도 이 우산을 셋이 쓰고 내 어깨에 비를 맞힐수는 없다.

난 둘이 비를 맞던 말던 혼자 재빠르게 걸어갔다.
그 남자는 잘생겼었다. 비오는 날 로맨스를 기대했던건가 민망함은 내 몫이었다.
흥! 그날은 기분이 안 좋았을 것이다.

가끔 비가오면 그 일이 생각난다. 그리고 웃는다.
별 사람이 다 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