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벼르고 벼른 끝에 꽃집에서 히아신스 구근 세 뿌리를 단돈 육천 원에 분양받았다.
다른 꽃도 아니고 왜 히아신스냐면, 작품을 구상하던 중에 '히아신스'라는 꽃이 강렬하게 뇌리를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히아신스. 히아신스. 계속 입에 담고 혀로 감싸 굴리면서 끊임없이 뇌까릴 수록 착착 감기는 게 어째선지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하여 결심했다. 내 다음 작품의 키워드는 '히아신스'라고. 한평생 꽃이라고는 어버이날 카네이션이 전부인 내가 당장 히아신스를 주제로 쓰는 건 어불성설이니, 이 참에 히아신스를 직접 키워서 영감을 얻으며 작품을 쓰겠다고.
그런데 그게 하필이면 작년 여름에 일어난 일이었고, 이미 히아신스는 꽃집에서 종적을 감춰 다음 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반 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히아신스 세 뿌리가 내 손에 들어온 것이다.
화분을 들고 나서기 전, 꽃집 주인 할머니께서 두 가지 말씀을 해 주셨다.
첫째. 구근일 땐 물은 너무 자주 주지 말고 닷새에 한 번 줘라.
둘째. 꽃이 졌다고 바로 내버리거나 하지 말 것.
앞으로 1년.
나는 이 히아신스와 함께 글을 써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