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1.
"그렇다면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의 언어 온도는 몇 도쯤 될까요? 글쎄요.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났다면 '말 온도'가 너무 뜨거웠던 게 아닐까요. 한두 줄 문장 때문에 누군가 당신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았다면 '글 온도'가 너무 차갑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요."
─「언어의 온도」 p.7 中
요즘 사람들이 온도를 재야 한다고 난리다.
무슨 온도냐고 물었더니, 한강물 온도란다.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줄줄이 내려가지를 않나, 사놨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지를 않나,
취업은 안 되고, 미래는 불투명하고...
그런 분들에게, 한강물 온도를 재기 전에 이 온도를 먼저 재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딱 알맞게 따끈해진 목욕물에 몸을 담그듯이, 이 책에 몸을 담그며 마음에 평온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추천한다.
한강물 온도보다 먼저 재야 하는 온도.
바로, 언어의 온도다.
2.
그래. 철저한 자기반성은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숙연한 자세로 과거를 되씹어 봄 직하다. 하지만 지나친 자기 비하나 부정은 희망의 삭을 아예 잘라버리는 법. (중략) 이 정도면 애썼다고, 잘 버텼다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무너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후략)
─ 「언어의 온도」 p.100 中
언어라는 건 세 가지 형태로 우리에게 찾아온다.
마음에 새겨지는 '말',
지지 않는 꽃처럼 오랫동안 기억되는 '글',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는 '행동'.
[언어의 온도]는 한 마디 말이 이뤄내는 기적들을 수록한,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다.
한 마디 말로도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고, 한 마디 말로도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당장 힘이 된 것 같이 안 보여도, 상처입은 것처럼 보이지 않아도,
무심코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지 누가 알겠는가.
나비 효과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3.
말을 내뱉고 5초만에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먼 훗날 돌이켜봤을 때 '아, 그런 말은 하지 말 걸.'이라고 후회하기도 한다.
남들이 답답해 할 정도로 심사숙고한 뒤에 입을 여는 때가 있는가 하면, 마치 척수반사마냥 아무 말이나 툭툭 던지는 때도 있다.
이제는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언어의 온도를, 언어의 밀도를, 언어의 속도를.
단 한 마디의 말로 시작하는 기적.
나는 오늘도, 그 기적을 조율하는 한 명의 마에스트로가 되기 위해
자신을 갈고닦고 있다.
Written by 김누렁이 (29, June,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