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대부분은 아직까지 걍 '포텐'일 뿐이다. 도시간 교통수단도 변변치 않고, 일일 투어 따위도 그다지 개발되어 있지 않다. 껍데기 속에서 숙성을 기다리고 있는 덜 찬 진주 같다. 아, 글타. 앞서 소개한 로빈도 바로 이스트라 반도에 있다. 코 앞에 있는 슬로베니아의 도시로 가는 버스가 동절기에는 일주일에 달랑 두 편 다니던 그노무 로빈 말이다.
이스트라 반도의 대중교통이 전반적으로 악랄한 편이지만, 그 중 끝판왕은 단연 모토분(Motovun)이다. 이스트라 반도 내륙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야트막한 산꼭대기 위에 아름다운 중세 마을이 오롯이 자리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를 얻었다는 바로 그 마을. 워낙 여행자의 감수성과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모습이라, 아예 존재를 모른다면 또 모를까 한번 알게 된 이상 한번쯤은 루트에 살며시 밀어 넣어보게 되는 마을, 모토분.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이 마을을 찾게 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뚜벅이 여행자들은 백이면 99명이 포기한다. 대중 교통편이 없다시피 하거든. ‘모토분은 렌터카 아니면 못가는 곳’이라는 게 일종의 상식처럼 통하기도 한다. 그러나 '없다시피'라는 것은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닌거고, 그렇다면 포기를 모르는 바보가 한명 쯤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바보들 중에서도 상바보에 속한다.
나는 장장 두 번 실패하고, 세 번째 시도 끝에 모토분에 발을 들였다. 첫 번째 시도에서 나는 순진하다 못해 멍청하게도 자그레브에서 직통 버스를 알아봤었고, 매표소 직원은 ‘그딴 거 몰라’라는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두 번째는 해외여행 포럼을 통해 ‘포레치에서 하루 3∼4대의 버스가 있다’라는 정보를 알게 되었지만, 정작 포레치에 도착해서 들은 얘기는 ‘하루에 한 대. 돌아오는 버스 없음.’이라는 매정한 소리뿐이었다.
그래서 좀더 꼼꼼하게 정보를 수집했다. 오만 여행 커뮤니티를 뒤진 끝에 인근의 도시인 '파진(Pazin)'에서 하루 서너대의 버스가 다닌다는 정보를 구할 수 있었다. 아주 이른 아침과 오후 시간에 집중되어 있고 그나마 주말에는 아예 안다니는 몹시 더러운 스케줄이었지만 일단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로아티아를 세번째인가 여행했던 어느 봄날의 아침. 나는 자그레브에서 파진행 버스에 올랐다. 파진에 도착하면 아침 열시 쯤 될 예정이었다. 파진에서 모토분 가는 버스는 오후 두시인가 세시랬으니까, 파진 터미널 유인 보관소에 짐을 맡겨놓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본 뒤 여유롭게 모토분으로 갈 생각이었다. 음 근데 보관소가 없으면 어쩌지? 근처 카페 같은데서 맡아주지 않을까? 카페도 안맡아주면 어쩌지? 할수 없지. 그냥 그 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때우는 수 밖에. 근데 카페도 없으면 어쩌지? 그래도 카페테리아나 매점은 있겠지 뭐. 어떻게든 다 되더라.
몇시간 후, 버스는 파진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상상도 못했던 기절동천할 사실을 알게되었다.
파진. 그곳에는
...터미널이 없었다;;;;;
이런 비겁한 절단 신공을 써서 죄송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서 부득이 끊고갑니다;;;
뒷편 금방 올릴,....까요?;;;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