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동머신은 독수리 장식과 도금가격을 빼면 많이 싸진다고 설명하는 사장님께
"무슨. 커피는 간지죠"
라고 대답했다. 그렇죠 그렇죠 하고 돌아왔다.
사실은 6-7년쯤 지났을까 보수동 인엔빈 사장님에게 들었던 말이다.
재미있는 기억인데, 당시에 전포동에서 로스터리를 운영하고있던 우리는 친분이 있던 보수동 인엔빈에 커피를 마시러 들렀었다.
고무장갑 없이 설겆이를 하시는 사장님께
"사장님 고무장갑 없으세요?" 물었더니 아주 정색을 하시며
"아이고 사장님, 커피는 간지 아닙니까?" 하고 혀를 츳, 차시는 거였다.
그리고 우리는 즉시 가게에 고무장갑을 없앴고 몇번 습진이 지나가고 손끝이 갈라지고 2년만 지나면 살이 두꺼워져서 괜찮아진다는 몰라도 좋을 인체의 신비까지 배웠다. 그 즈음에 인엔빈에 놀러갔더니 아니, 이분이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 중이신게 아닌가?
"사장님? 고무장갑 쓰시네요?"
"아이고 사장님, 손 상하면 안되죠"
"...커피는 간지라서 고무장갑 안쓰신다면서요?"
"제가요?"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있지
아, 그래 이 머신 때문이었지.
테이블 하나에 바가 전부인 이 작은 로스터리가게는 '전포카페거리'에서 걸어서 20분, 아무 관계없어보일 정도로 멀지만 이 주변으로 이미 좋은곳은 다 빠져나온 후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밀려난 곳.
에스프레소는 간결했다. 추출은 약간 속도가 빨랍보였는데도 쫀득하고 목넘김이 좋았다. 잘 추출된 표면과 깨끗한 피니시에 짙은편인 바디인데도 산미가 밝았다.
옥션으로 받은 좋은 원두에 프로밧티노, 어쩌면 딱 그런 맛이지만 젊은 커피쟁이의 정성이 녹아있어 달다.
나는 이 맛을 '정성스럽다'라고 표현하는데,
오픈한지 1~3년 안의 로스터리에서 종종 만난다. 너무너무 커피가 좋고 너무너무 열씸히 공부하고 내 커피가 과연 어떨까 고민하고 고민하는 젊은 로스터리. 아직 메너리즘도 오기전이고 내려놓기도 전이고
그리고 어느시기가 지나면 '가게의 맛'이 잡힌다. 그때쯤이면 손님들이 "카페@@은 시다모지!"같은 말을 하기 시작하고 어떤 콩을 잡아도 '그 가게의 맛'이 난다.
둘 다 재미있다. 다 좋다. 사람 손으로 만들어지고 시간이 빚어주는 감각의 결정, '커피'다.
드립커피도 너무 맛있다. 이디오피아가 말 그대로 책에서 짜낸 것 처럼 꽃향기가 활발하고 대추같이 달콤한 브룬디도 노래처럼 감미로웠다.
매력적인 공간도 한몫을 한다.
혀가 민감한 사람이 눈이 약은것은 70%확률은 최소한 나온다고 나는 믿는다. 가게가 숨 들이마시게 예쁜데 맛이 없을 확률도 30밑으로 떨어진다.
좋았다.
뭐라 더 표현 할 말이 없다.
상호 : 나이브브류어스
주소 : 부산 부산진구 전포대로186번길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