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 관하여

megaspore(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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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취업을 굉장히(는 아닌가) 늦게 했다.

27이란 여자로서는 늦은 나이에.

남자는 군대 갔다 오고 뭐 하고 20대 후반에 취업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나는 여군도 안 갔다 왔으나 과 남자 동기들과 같이 졸업을 했다.

졸업이 삼년 정도 늦어진 셈인데 2년은 중국 항주에 유학을 갔다왔고 1년 중 6개월은 중국 유학(중국 대학 학부 과정)을 준비하는 학원 과정, 또 6개월은 홈플러스에서 빨간 조끼를 입고 시트지를 팔며 짐을 날랐다.

이래저래 나름 자기 계발을 한다는 명목으로 취업을 미뤘으나 사실 내 깊은 속마음에서는 취업을 할 자신이 없었다.

27살까지 나는 6개월 홈플러스 알바 외에는 어느 알바도 해본 적이 없었고 (참 시키지 않으면 절대 안 하는 게으른 유전자의 소유자)
(【내가 생각하는 나의 행복과 남이 생각하는 나의 행복】편 참고 )
https://steemit.com/kr/@megaspore/5rgve4

항상 원조를 받고 살던 입장에서 내가 직접 사회 생활에 뛰어들어 내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없었다.

겉으로는 자기 계발 명목이었지만 속으로는 내가 겪어보지 않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것이다.

그러다 나이가 찰 대로 차 나도 더이상 너 뒤치다꺼리 못 해주니까 아무 데라도(이렇게까지 얘길 하셨었나?.. 가끔은 기억의 왜곡이 일어난다..)

취업하라는 엄마의 성화에 취업 사이트에서 여러 군데에 똑같은 이력서를 던졌으며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연락 오고 면접에 합격한 곳으로 취직을 했다.

27에 그토록 고르고 골라(사실은 미루고 미뤄) 취직한 곳은 전체 직원이 나 포함 6명인 작디 작은 안양시에 위치한 무역 회사.

이틀에 한번은 술을 먹은 듯 싶고 기본 8시는 넘어야 눈치 보지 않고 퇴근을 했었던 듯 싶다. (참 효율성 없이 그저 자리만 지키는 식으로 눈치 보며 퇴근을 못 했었다)

그러던 중, 나처럼 미루고 미루다 같은 나이에 취업을 한 친구와 수다를 떨다 나온 얘기가 바로 이것이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리 오래 준비를 한거지?? 막상 일 해보니 별 거 아니야. 괜히 겁 먹었던 거였어!!"

나는 그 말에 완전히 동감을 했다.

내가 그토록 두려워 했던 사회생활은 정말 내가 생각하던 것처럼 그렇게 대단하거나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그저 짜증이 날 뿐....ㅎㅎ)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별 거 아니었던 것' 이다.

나는 무언가 환상의 어렵고 대단한 곳을 혼자 상상 속에서 그려내며 혼자 이유없이 두려워 하다가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혼자 두려워하며 돌고 돌아 낭비했던 내 지난 시절을 아쉬워했다..

그리고 남자는 군대 얘기, 여자는 출산 얘기로 다들 무용담을 늘어 놓는데, 기혼 여성의 가장 큰 관문인 '출산'도 나는 겪고 나서 생각했다.

'생각보다 <별 거 아니다>........'

(【남의 편과 함께 한 좀 지난 출산 이야기】 편 참고 )
https://steemit.com/kr/@megaspore/6jh72r

정말 하나도 안 힘들고 식은 죽 먹기라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은 그 정도로 두려운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기혼 여성의 또 다른 더 큰 관문,
짜잔~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어디서나 존재하는
<한 남자를 두고 벌이는 결투>인
'고부 갈등' ㅡ_ㅡv

그 고부 갈등도 사실 두렵고 이 관문을 극복하지 못 할 것 같아 다 때려 치우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여러 번의 대들기(?)와 조율 끝에 나름 평화를 이뤘고 이것 또한 생각보다 '별 거 아니네' 란 생각을 하고 있다.

모든 처음이 어렵고 두렵지
막상 내 뜻대로 해보면

'별 거 아니다'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우리가 머리가 희끗해지고
쇠약한 몸으로 과거를 회상해 볼 때,

내 생각엔 우리가 아마도
가장 후회할지도 모르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왜 그리 두려워 했을까?'

'왜 세상을 좀 더 탐험하지 못 했을까?'

다행히 우리는 오늘도 무사히 눈을 떴다.

우리에게 기회는,

또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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