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면

megaspore(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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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대부분 집에서 먹고 나오는 한국 문화와 달리
홍콩은 아침부터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

중국의 국경절이, 한국의 추석이 시작되는 연휴인 오늘
나는 남편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시부모님은 국경절 행사 참가로 외출)

라면과 쇠고기, 소세지, 스팸, 에그 스크램블, 토스트 등의 메뉴를 시키고 남편은 십분만에 혼자 영화를 보러 급히 자리를 떴고 (임신 중인 나는 소리가 너무 커 아기에게 안 좋다는 이유로 혼자 보러 간단다..) 나는 혼자 남아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떠한 한 동남아 남자분이 앞에서 서성대시길래 신랑이 먹고 간 식판을 옆으로 치워드렸고 그 분은 내 앞에 앉으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 남자분은 약간은 불안한 어색한 눈빛으로 계속 서성대는(?)눈빛을 하셨고
심지어 혼자서 중얼중얼 하시는 것이었다.....!

바로 어제 '다르다는 것'에 대한 글을 올렸던 참이었고, 나조차도 다른 이들에게 남들과 조금 달라 이상하다는 눈빛을 많이(많은가?) 받아왔기에 약간 내 앞에서 중얼대시는 동남아 아저씨가 좀 신경이 쓰였지만

'그래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해...' 라는 마음을 가지려 했고 하지만 혼자 중얼대시기도 하고 갑자기 피식 풉! 하면서 혼자 웃기까지 하시는 그 분이..........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라........

아침이었으니 내가 그 앞에 계속 앉아있었지
만약 야심한 밤에 내 앞에 이러한 정체불명의 아저씨가 앉아 혼자 중얼거리고 혼자 피식거렸다면 나는 아마 조용~히 다른 자리로 슬그머니 옮겼을 것이다.. (게다가 나는 특히 남자를 경계한다..근데 왠만한 남자들도 나를 경계하는 것 같다..-_-a )

아무튼 그 아저씨가 앞에 앉으신 후로 약간 아침 식사에도 집중을 못 하고 그 분을 흘낏거리며 신경 쓰게 되었는데 나와 같은 쇠고기 라면을 시키신 그 분이 혼중(혼자 중얼거림)을 끝내시고 드디어 젓가락을 드는 그 순간..

..............?

이상한 점 발견.
우리는 보통 젓가락으로 면을 뜰 때 면발에 눈길을 돌리면서 면을 뜨는데 그냥 정면으로 앞을 보신 채 라면을 뜨고 드시는 것이 아닌가...

뭔가 이상하다 싶어 그 분이 눈치 못 채실 정도로 계속 흘낏 거리며 그 분을 보았는데

아뿔사.........

시각 장애를 가지신 분임에 틀림없다...

젓가락을 식판에 놓으실 때 젓가락을 보지 않으신 채 눈은 정면을 향해 있고 손을 더듬거리시며 젓가락을 식판에 가까스로 올려놓으시는 모습을 보았을 때 이 분이 시각 장애인임을 느꼈다..

음................

나는 좀 전까지도 혼자 중얼거리시던, 혼자 피식 풉 하면서 웃으시는 뭔가 불안하고 어색한 눈빛을 풍기시던 이 분이 내 앞에 앉았다는 것이 솔직히 마음이 불편했으며 만약 밤이었다면 나는 자리를 바꿨을 참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어색한 눈빛을 가지신 이 분은 시각 장애를 가지신 분이었고 나는 그걸 느낀 순간 내가 그 분을 이상하게 보았다는 것에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꼈다..

우리는 얼마나 사람을 쉽게 오해하고 사실은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 하면서 얼마나 쉽게 그 사람을 판단하는가.

우리는 얼마나 불확실한 나의 판단에 확신을 갖는지.
우리는 과연 우리 앞에 있는 그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우리가 상대방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진실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생긴다면

삭막하게만 보였던 세상이,
날카롭기만 했던 나의 마음이

조금은 더 따스해지지 않을까.

그리고 세상을 볼 수 없는 분도 그리도 피식거리며
웃으실 수 있다면 오늘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는 박장대소를 하며 배꼽을 잡고 웃으며 오늘 하루를 즐겨도 부족하다.

우리는 의외로 우리 생각보다는 많이 가진 것 같다.

마음껏 즐기자.

피식 풉 박장대소를 많이 하는 오늘 되시길..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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