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만

megaspore(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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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진 2.jpg

하루가 얼마나 빨리 가는지 요즘 실감한다.

그렇다고 나는 남들처럼 직장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혼자 힘들게 아이를 키우는 것도 아니라
딱히 하루가 바쁘게 갈 이유도 없는데

하루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아침에 늦잠을 잔 것도 아니고
딱히 인터넷만 붙잡고 있었던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낮잠을 잔 것도 아닌데

정신 차려보면 저녁 먹을 시간이다.

그러면 아침에 출근하러 갔던 남편은 돌아오고
가족들과 다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나면 이제 잘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면 또 그 다음날이
또 오늘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그리고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은
내가 이 시간이 괴롭지 않고 즐겁다는 소리도 된다.

괴로울 때는(회사 다녔을 때) 내가 아무리 나이가 들었지만
한참 지난 거 같은데 아직도 점심 먹을 때도 안 되서
한숨을 쉬곤 했다.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아마도 최소한
아주 괴로운 생활은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괴로운 사람은..............

시간이 늦게 가니 아마도 인생을 더 길게 사는 느낌일 것이다...
(이렇게 위로할 수 밖에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다짐한다.

'나는 절대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겠어.'

그리고 최소한 사람은 아침 그 시간만큼은 에너지가 넘친다.

그래서 아침 시간동안 만큼은 내가 계획한대로 바뀐 나로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나로서 생활을 할 수 있다.

오후가 되면서부터 (식곤증이 오면서부터)
점점 몸도 나른해지고 정신상태도 해이해지면서
다시금 아침의 에너지를 잃어버리기 쉬운데,

그때는 또 다시 생각한다.

'오후도 몇시간 남지 않았어.
오후까지만 내가 계획한대로 버텨보자.'

그러면서 오후까지 내가 생각한 나로,
긍정적인 나로 순간순간을 불평불만만 하지 않고
온전히 느끼며 최대한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으로,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 한다.

그러고 나면 핸드폰 배터리가 빨간색으로 변하듯,
나의 배터리도 빨간색으로 변해버린 저녁시간이 온다.

그러면 또 생각한다.

'이제 저녁 먹고 정리하면 잘 시간이지. 오늘도 얼마 남지 않았어.
딱 침대에 들기 전까지만 그때까지만 내가 생각한대로 그런
바뀐 마음가짐으로 살아보자.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러고 나면 정말 금방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잠자리에 들어 나른한 몸을 뉘이며 생각한다.

'오늘도 이 정도면 잘 보냈어.'

하고 편하게 눈을 감고 죽음과 같은 잠에 빠져든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운 좋게 다시 태어나고,

나는 아침에 다시금 빵빵한 배터리로 생각한다.

'딱 오늘만 내가 생각한 나로 살아보자. 오늘만.'

이렇게. 이렇게.

오늘 하루 또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