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내 아기의 모든 것에 감탄한다.
여느 연예인의 아기도 내 아기의 미모에 비할 수 없으며,
여느 신동도 내 아기의 재능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내 아기 몸매의 황금 비율에 감탄하며 (5등신쯤 될것이다)
손짓 발짓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요즘에 감탄하고 있는 게 한 가지 있는데,
바로 내 아기의 발가락 주름이다.
자잘하게 잡힌 정교한 내 아기 발가락 주름을 보며
나는 또 한번 감탄한다.
만지고 또 만져보며 흐뭇해마지 않는다.
나는 아무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기가 옆에 있다 해도 그 아기의 발가락 주름이 예쁘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감탄의 근원은 이 아기가 내 아기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내 작품이기 때문이다.
나는 스팀잇 작가이다.(풉 ㅎㅎ내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다.
하지만 왠지 나를 작가라 부르고 싶다.^^)
그때 그때 완성된 나의 작품들을 (남들에겐 그냥 가벼운
에세이일뿐이지만 나에겐 한편의 소작품이다)
시간 날 때마다 다시 읽어본다.
남들은 신경도 안 쓸 조사들도 주의깊게 보고
혹여나 맞춤법을 틀린 것을 발견했을 땐
큰일이라도 난 듯이 사전을 찾아 교정한다.
읽어주는 독자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지만
나는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내 글 아래에 달리는 댓글은 나에게는 소중한
내 글에 대한 평가이며 감상이다.
댓글들을 살펴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이 모든 것은 왜일까?
그것은 나의 아기도, 나의 작문도,
모두 나에게서 나온,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비슷해 보이는 아기일뿐이고
그저 비슷해 보이는 글 내용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내 유전자와 내 삶의 모든 경험이 담겨있는
유일한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겐 모나리자 작품보다도
내가 그린 어설픈 내 아기 얼굴 그림이 더 소중할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 유일한 내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것은
나에겐 왜 이리 소중하고 나에게 활력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
어쩌면 세상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넘쳐나며
나와 상관없이 이미 많은 것들이 세상에 존재해 왔으며
어쩌면 나 같은 것은 없어도
세상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에
무기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무언가를 세상에 남길 수 있으며
그것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고
또한 삶의 의미를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인류가 왜 예술을 하고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어냈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는데
이래서 사람들이 예술을 하는구나 싶다.
나만의 예쁜 발가락 주름을 찾아내고
또한 만들어 내는 열정에 불을 피울 수 있다면
인생이 지금까지처럼 무미건조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긴다.
자신이 너무나 평범하기 그지없다고
절망하지 말자.
뛰어난 재능 따위 외모 따위 없다고
실망하지도 말자.
객관적인 기준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엄청난 재능을 봐도
우리는 그닥 감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가까스로 조립한 가구,
내가 어렵사리 완성해낸 피아노 한 소절에,
나의 소박한 드로잉 한 점에
우리는 감동한다.
그리도 뿌듯할 수가 없다.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도
여느 엄청난 재능을 지닌 사람들만큼
인생을 즐기고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은 그저 주관적인 느낌이고
그 행복은 나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다 예술가다.
단지 표현을 하느냐
그냥 마음 속에 담아두느냐
그 차이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