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참 모순의 동물인 것 같다.
사람과 같이 있으면 혼자 있는 자유로움이 그립고
혼자 있으면 같이 있는 따뜻함이 그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항상 나를 이해해주는
누군가와 우리는 하나라는 느낌을 갖길 갈망하는데
그래서 우리는 혼자 할때는 힘겨웠던 일도 같이 으쌰으쌰 격려하며 격려 받으며 하면 어려운 고비를 넘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헬스를 항상 회원권을 끊어만 놓고 몇번 런닝머신에서 뛰고 무거운 근력운동 기기를 쭈뼛쭈뼛 혼자 몇번 들어보다 결국 끊어놓고 안 가기를 여러번.
헬스장을 그나마 꾸준히 가게 된것은 누군가와 그 지겹고 힘들게 느껴지는 운동을 함께 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도 계기가 있는데 그것은 급격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탈출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들어갔다는 즐거움도 잠시,
계속되는 회식, 계속되는 야근에 점점 나의 몸과 마음은 피폐해져만 가고, 잦은 회식에 술배만 늘어가고, 그러던 어느 날 헬스장 전단지를 받고 헬스 상담을 받고 말 잘 하는 직원의 설득에 결국 1년 회원권을 끊게 되었다.
헬스장에 들어가 흩날리는 긴머리에 얼굴에는 방울방울 땀이 맺힌 그녀의 스피닝 수업을 입을 헤~ 벌리고 쳐다봤는데 나중에 그녀는 나의 트레이너가 되었다.
얼굴은 청순하고 몸은 건강했던, 얼굴과 달리 털털한 말투를 가진 경호학과를 나온 그녀는 헬스장에서는 트레이너의 모습으로, 집에 갈 때는 살랑살랑 흩날리는 원피스를 입었더랬다.
암튼 여자가 봐도 매력적인 그녀와 함께 퍼스널 트레이닝, PT라는 것을 처음 시작하게 된 나는 멋도 모르고 굉장히 많은 수업을 할부로 끊고 그 뒤에 첫 수업을 들었는데
아뿔사.
수업 하다가 토 나올 뻔. ㅡ_ㅡ
켁.
뭐가 이렇게 힘들어.
그 아름다운 트레이너분한테 빨리 봉지 좀 갖다 달라고 농담반 진담반 할 정도로 처음 해보는 강력한 트레이닝은 나를 미치게 했다..
휴. 수업을 마친 며칠 후에는 회사에 가기 위해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나의 다리 근육이 말을 듣지 않아 그 계단 하나 하나를 진짜 에베레스트 올라가듯이 옆에 봉을 잡고 한계단 한계단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갔더랬다.
회사에서는 한번 자리에 앉았다가 엉덩이를 들려면 책상머리를 부여잡고 끄~응 하고 또 있는 힘을 다해 일어나야 했다.
음...
환불 안 되나? ...ㅜㅡㅜ
진짜 이미 끊어놓은 그 많은 수업 때문에
진짜 수업 한두번 하고 환불해달라기도 쪽팔리고 근육통이 나을 때까지 좀 쉬었다 하고 싶었으나 운동으로 뭉친 건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는 아름다운 트레이너분의 말 덕분에 진짜 말 그대로 울며 겨자먹기로 우는 심정으로 수업을 꾸역꾸역 나갔다.
수업 들어가기 전 얼마나 또 힘들까 두려울 정도..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그 영원히 갈 것 같았던 미친 근육통은 계속 근육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신기하게도 괜찮아졌고 나중엔 근력운동을 하는 그 순간에 느껴져오는 그 아리아리한 땡겨오는 느낌이 왠지 쾌감이 느껴지더라.(변태 아님)
1초 더, 2초 더 견디면서 그 막판까지 견딘 후 바닥에 털퍼덕 주저 앉아 헉헉 거리는 그 순간이 어찌나 성취감이 있던지.^^ 뭔가 올림픽에서 메달이라도 딴 느낌.
그렇게 점점 운동에 맛을 들여가고 나중엔 트레이너 수업이 없는 날에도 혼자서도 열심히.
일주일에 한번은 근육을 쉬게 해야 한다해서 일주일에 딱 하루만 빼고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더랬다.
운동을 좋아하게 되면서 지금 생각하면 참 터무니없게도 나도 트레이너의 길로 나가볼까 진지하게 그쪽 업계를 두리번 거리기도 했었다. ㅎㅎ
운동을 좋아하고 자주 하기 시작하니
사람이 생기가 돌고 피부든 몸매든 정말
건강해졌고 우선은 운동할 때 나오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운동을 마치고 나서 찾아오는 그 미친듯한 근거없는 자신감 (나는 모든지 할 수 있어!!)
그리고 긍정적인 마인드.
암튼 그렇게 맨날 회원권만 끊어 놓고 쭈뼛쭈뼛 하다가
결국 무용지물이 됐던 과거와 달리
이렇게 운동 중독이 될 정도로 빠져들었던 이유는 바로 나를 격려해주는 누군가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나를 격려해주는 같은 목표를 가진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은 혼자 있었을 때는 너무나 힘겨웠던 일도 함께라는 그 엄청난 에너지로 훨씬 덜 힘들고 그 일을 즐기게 만든다.
그 일 자체가 주는 성취감 뿐만이 아니라
함께 하고 있다는 동지의식에서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 후로 중국에 건너와 여러 중국 트레이너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나는 비슷한 감정을 계속 느꼈으며 그 후로 운동은 힘든 것 이라는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면,
이루고 싶다면,
혼자보다는 함께가 덜 힘들다.
좋은 사람과 함께 나아간다면
우리가 불가능할거라 생각했던 일들도
어느 순간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불가능으로만 멈춘다 하더라도
우리는 함께라서 행복했다.
뉴스에 보면 참 믿을 수 없는 믿기도 싫은
끔찍한 사건들도 일어나지만,
그래서 사람을 의심하게 경계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세상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같이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