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중국인)하고 결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부부동반 모임에 자주 참여하게 되었다.
한국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은 부부들끼리 자주 만나는 것 같았고 나는 원체 숫기도 없는데다 혼자 한국인인채로 그 중국인들 무리에 끼여 내가 모르는 대화를 멍하니 듣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나를 더 화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신랑 친구 와이프들이 다 나보다 예쁘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예쁜 신랑 친구 와이프가 나를 향해 “한국 여자들은 다 얌전한가봐..”라고 했을 때는 정말 표정관리가 안 되더라..
그리고 한 신랑 친구는 내 이름이 중국어로 먹는 음식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름을 갖고 장난을 쳤고 나는 점점 더 굳어만 갔다...
그 후로 부부모임에 가야할 때마다 가기 싫다고 신랑하고 싸우다시피 했고 나중에는 가서 대놓고 똥씹은 표정을 하고 있기에 이르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토록 예민했던 이유는
그들이 아니라 나에게 있었다.
나는 그 당시 피부 트러블도 심했고 직업도 없었다.
친화력도 없고 중국어도 유창하지 못 했다.
그들이 내 말을 듣고 웃거나 농담을 할 때면 나를 비웃는 것처럼 느꼈고 신랑이 나를 챙겨주지 않을 때면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딱히 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나쁜 평가를 내린 것도 아닌데 나는 그 자리에만 갔다오면 내 자존감은 한없이 떨어졌고 내 자신이 싫어졌다.
어떤 인도 작가가 쓴 책에 이러한 구절이 있었다.
“내가 타인의 내 까만 피부에 대한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은 나 스스로 내 피부가 못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결국은 나는 그 당시 내 스스로 내가 못났다고 생각했기에 타인의 말투 하나하나, 눈빛 하나하나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혼자 상처를 받았던 것이다.
세상에 나에게 상처 주려고 작정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다들 자기 살기도 바쁜데 나한테 상처주려고 작정하며 애쓰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하지만 상처를 주려고 작정한 사람은 없는데
상처를 받는 사람은 많다.
어찌보면 나는 환상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지금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세상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그 세상은 절대 객관적인 것이 아니며 굉장히 주관적이다.
이런 경우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내가 예쁘게 차려 입고 나갔는데
누군가 나를 쳐다보았다.
왠지 우쭐하다.
‘내가 오늘 그렇게 괜찮은가?’라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은 더더욱 도도해진다.
내가 며칠 머리도 못 감아 머리에 찰떡을 이고 가는데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았다.
죽고 싶다.
빨리 집으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은 더더욱 빨라진다.
사실 그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내 쪽을 쳐다봤을 뿐인데 나는 내 자신한테 가진 내 생각에 따라 이토록 마음이 죽었다 살아났다 한다.
이건 과연 누구의 탓인가.
전적으로 내 생각 탓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나에 대한 생각을 좋게 가질 수 있을 것인가.
내 생각엔
장점도 단점도 솔직히 인정하는 거다.
단점은 억지로 부인하고 장점만 보려 하는 자세는 누군가가 내가 그토록 숨기려 했던 단점을 지적하는 순간 바로 무너진다.
사람은 99가지 장점보다는 한가지 단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장점도 단점도 모두 그대로 인정하는 자세다.
예를 들면,
나는 피부는 그닥 좋지 않지만 몸매는 그럭저럭 봐줄만 하다.
나는 허벅지는 운동선수이지만 종아리는 곧고 예쁘다.
나는 친화력은 없지만 배려심은 있다.
나는 얼굴은 까맣지만 얼굴형은 계란형이다.
나는 치아가 약간 돌출형이지만 보조개가 들어가고 웃는 모습이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등등 이런 식으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이다.
이렇게 모두 인정하고 나면 누군가가 나의 단점을 훅 치고 들어왔을 때도 발끈하거나 당황해하며 현실을 마냥 부인하지 않게 되고 나는 나의 장점도 잘 알고 있기에 또 너무 자기 비하에 빠져들지도 않게 된다.
부인하는 것만도 얼마나 우리의 에너지를 잡아먹는지.
우리가 단점이 있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나 또 단점이 있기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는 고군분투하며 하루를 힘을 내며 살아가기도 한다.
단점은 나를 더 발전시키는 하루의 원동력으로,
장점은 나를 더 따뜻한 눈으로 보게 해주는 자신감의 원동력으로 여겨
먼저 내 자신을 따뜻한 눈으로 보아
세상마저도 따뜻하게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