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싸우다 보면
묘하게도 어느 순간
나는 추악한 세상과 싸우고 있고
내 자신은 그와 맞서는
순결하고 고귀한 존재처럼 느껴져
나는 자신을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어이없는 쾌감 아닌 쾌감에 빠지곤 한다.
그런데 반대로
나와 싸우고 있는 그 세상은
본인은 추악한 저 세상과 싸우고 있고
본인은 순결하며 자신은 고결한 목표를 위해
저 추악한 세상과 맞서는 고귀한 투쟁을 하고 있다고,
그 고결한 목표를 위해 자신의 희생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그렇게 나와 똑같이 생각하지 않을까.
우리는 항상 내가 옳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니까, 나 위주로 생각할 수 밖에 없고,
아무리 생각해도 저 사람은 그른 것 같고
내가 1프로라도 더 옳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우리가 신이 아닌데
어떻게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을까.
내가 아무리 옳게 느껴져도
그가 옳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상은 추악한 것도 순결한 것도 아니다.
나는 순결하지도 추악하지도 않다.
그저 중립일 뿐이다.
그저 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