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부모님이랑 같이 지내고 있는데,
나는 시아버지는 좋아하는 반면,
시어머니는 ㅠㅠ (고부갈등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한 지구상 모든 기혼여성의 문제)
그렇기 때문에 시아버지의 말씀은 전적으로
문자 그대로 (비비 꼬아 듣지 않고)해석하여 받아들이는 반면,
시어머니의 말씀은 귀에 들어오는 순간,
내 안의 번역기가 바로 작동 버튼을 눌러
새로 해석을 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시어머니: 애기 기저귀가 다 젖어서 엉덩이 통풍 좀 시켜야 겠어. 기저귀가 어찌나 무겁던지. ( 내 안의 번역기: 이렇게 될때까지 기저귀 안 갈고 뭐했니?)
시어머니: 애기가 엄청 칭얼대네. 배가 많이 고픈가봐. 졸립기도 하고. (내 안의 번역기: 진작 우유 먹이고 재웠어야지. 이렇게 칭얼댈 때까지 냅두냐)
시어머니: (본인이 만든 이유식을 애기한테 먹이며) 잘 먹네~할머니가 만든거 맛있지? 부드럽고~ (내 안의 번역기: 역시 엄마보다 할머니가 한게 더 맛있지)
시어머니: 애기 손발 지아빠 닮았지? 지 엄마 손발 안 닮은거 같애~(내 안의 번역기: 애기 아빠보다 너는 손발이 안 이뻐~그래서 애기 손발은 지 아빠 닮은거 같애)
시아버지: 애기가 칭얼대네~ 졸린가보다.
재워야 될거 같네. (내 안의 번역기 작동 무: 문자 그대로 애기가 졸리니 재워야 겠네 생각함)
시아버지: 애기 옷이 땀으로 다 젖었네~
(내 안의 번역기 작동 무: 문자 그대로 아기가 더우니 옷을 갈아입혀야지 생각함)
...................................
이토록,
나는 내가 좋아하는 상대에 따라,
나의 기호에 따라,
상대방의 같은 언어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며,
그 다르게 받아들이는 과정은
내가 인식도 하기 전에 순식간에
나한테 흡수가 되어
바로 기분이 나빠지거나
같은 말이라도 내 기분이 전혀 영향 받지 않기도 한다.
이러니 인간관계가 어렵다고 하나보다.
이렇도록
어떤 사람이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으면,
그 사람은 나의 언행에 대해 본래 나의 의도보다 더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이 나를 비호감으로 생각하면,
그 사람은 나의 언행에 대해 본래 나의 의도와 전혀 다른 의도로 나쁘게 자신의 번역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타인 안의 번역기까지
내가 하나하나 버튼을 끌 수는 없다.
내가 작동 버튼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단 한사람은
바로
나 자신,
나 자신 안의 번역기만을
나는 끌 수 있다.
이것도 쉽지 않지만,
타인의 번역기를 끄는 일은
아예 불가능하다.
그에 비하면,
내 번역기를 끄는 일은 수월하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다.
가능할까.
내가 죽는 그 순간,
나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그 때까지도
나는 나의 환상에 나만의 세상에 갇혀
그렇게
삶을 마감하게 될까...
나는 희망을 갖고 싶다.
이걸로,
나의 삶의 목표로 삼고 싶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길..
모든 것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길..
정말 큰 희망이다.
죽기 전까지,
나의 목표로 삼을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