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단상] 심하게 체한 날

mastertri(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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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y

커피한잔

안녕하세요? 트리입니다.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이 시간 주말을 되돌아 봅니다.
금요일부터 체하고 아파서 약먹고 있는데, 이제 조금 살 것 같네요.
(그런데 이제 월요일?!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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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이렇게 확실히 체해서 아팠던 기억이..
정확히는 체해서 옛 기억을 불러왔다고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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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심하게 체했던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할머니께서 손가락을 따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

먼저 등을 팡팡 두들깁니다.
살짝 아프기도 하지만, 체한 게 내려갈 거라고 생각해서인지 속이 흔들리는 느낌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팔을 쓸어내려 피를 손가락에 모읍니다.
정성을 모아 몇 번씩이나 팔을 쓸어 내렸지요.
그리고 굵은 실로 엄지 손가락을 칭칭 감습니다.
그러면 손가락에 몰린 피와 단단히 감은 실 때문에 손가락이 시퍼렇게 변합니다.
마지막으로 엄지 손가락의 등을 톡 찔러 피를 냅니다.(손가락을 딴다고 하죠..)
이렇게 손가락을 땄을 때 검붉은 피가 나오면 성공입니다.
이 엄지 손가락이 잘 되지 않는다면, '이게 아닌가벼~' 하며 다른 손가락을 따 봅니다.
손가락을 따고 잠시 기다리면 체했던 게 쑥 내려갑니다.
​

민간요법이라 요즘은 잘 안하는 방법이고, 저도 어른이 된 이후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손가락 따기입니다.
금요일 밤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체한게 불편해서 잠들지 못하고, 할머니가 손가락 따주시던 생각이 났습니다.
딱 그때처럼 할머니가 등을 두드려 주시고 손가락을 따주시면 될텐데.. 하는 그리움이 묻어났죠..
혼자서 손가락을 따볼까 생각하다 말았네요.
그리고 몇 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리웠습니다.
​
할머니가 손 따주시던 기억을 생각하며 새벽 1시에 혼자 편의점에 쭐래쭐래 가서 소화불량 약을 사갖고 옵니다.
​
어른이 되었다는 게..
이렇게 때로는 참 아쉽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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