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싱 QA 관점에서 본 암호화폐 개발 (18.05.23)

Words
865
Reading
4 min
8y
Listen to this post
~6 min

전에 다른 스티미언 분의 글을 보고서 한 번 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지 했던 것이 오늘에야 글을 써 봅니다.

암호화폐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은 결국 하나로 모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 그걸로 뭘 할 수 있는데?'

우리 - 암호화폐에 투자하거나 채굴하는 사람들 - 는여기에 대해 암호화폐가 기존 화폐를 대신해서 저렴한 비용에 송금이 가능하고 스팀잇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의 동력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설명에 대해 공감하기는 어렵죠. 

사실 보증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 양측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이 글에서는 온전히 암호화폐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소비자들을 단숨에 사로 잡은 수많은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들을 접했습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바라는 미래와 비교해 현재의 암호화폐 발전은 매우 더딘 편이죠.

만약 이것이 게임 사업이었다면?

저는 대학 졸업 후 8 년을 게임 업계에서 일했습니다. 8 년 간 QA라는 한 분야에서만 일을 했는데 처음 2 년 정도는 개발 QA를 담당했었고 나머지 6 년은 퍼블리싱 QA를 했습니다. 

일단 두 분야 모두 게임의 기본적인 검수부터 사업적 측면을 고려한 전체 일정과 프로젝트의 관리라는 부분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지 자기네  회사 게임이냐 다른 개발사의 게임을 사온 것이냐의 차이가 있고 이에 따라 게임에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차이가 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퍼블리싱 QA를 하게 되면 다른 회사에서 개발한 게임을 계약을 맺고 사오게 됩니다. 계약 시점에 따라 이미 완성되거나 서비스 중인 게임을 채널링 형태의 개념으로 퍼블리싱 하는 경우도 있고 개발 중이거나 심지어 투자 제안 PPT 단계에서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ICO를 통해 발행되는 암호화폐들은 위의 2 가지 경우 중에서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죠.

대개 이런 계약을 통해 게임을 사오게 되면 채널링 형태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하게 됩니다. 일정한 주기마다 , 개발된 빌드를 테스트하게 되고 게임성과 사업성에 대해 평가를 하게 되죠. 이러한 여러 단계를 통과한 게임만이 서비스라는 형태로 고객과 만나게 됩니다.

만약 이러한 단계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한 , 두 번은 기회가 주어지지만 아무리 사장님 빽으로 들어온 업체도 1~2 년 동안 성과를 못 내면 계약이 해지되는게 보통입니다.  

좋은 방향성을 가진 아이디어나 훌륭한 마인드의 개발진들이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해 꿈을 접는 것을 많이 봐 왔습니다. 반면 그야말로 인맥이나 간판만 믿고 한 탕 해보려는 사람들도 많죠. 

그럼 과연 지금 암호화폐 개발자들의 개발 속도는 정상적인 걸까요?

만약 이것이 일반적인 게임 소프트웨어였다면 진작에 계약 해지를 당하고 심할 경우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이 들어가도 할 말이 없는 상태입니다.

처음 비트코인이 이 세상에 등장한 지 얼마나 지났습니까? 지금 마켓에서 거래되는 수 많은 코인들 중에서 실제로 활용도가 있는 코인이 있나요? 일부 암호화폐가 결제 시스템에서 사용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암호화폐가 주요한 결제 수단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송금과 결제를 제외하면 다른 서비스 플랫폼에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는 스팀잇을 제외하면 거의 찾아 보기가 힘들죠.

그 수 많은 백서들이 그리던 미래는 어디에 있습니까?

분산화 시스템이니 개발자에겐 책임이 없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분산화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암호화폐이니 특정한 소수의 개발자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픈 소스를 표방하는 비트코인 조차도 핵심 개발진이 존재하며 거의 대부분의 코인들 역시 이들 코인의 개발을 관리하는 주체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코인들은 ICO를 거쳐 초기 자금을 모으고 코인을 런칭하는데 이런 과정 자체가 하나의 사업적인 계약입니다. 투자자들은 그들이 제시하는 백서에 그려진 기술과 로드맵을 보고 그 코인에 투자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이런 ICO를 거쳐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평생 꿈도 꾸지 못할 거금을 손에 넣지요.

분산화라는 것은 서비스 내지 플랫폼에 대한 중요한 결정 권한이 특정한 기업에 의해 좌우되는가 , 아니면 그 암호화폐를 소유한 모든 이들에게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시스템의 유지를 기업과 암호화폐 소유자 둘 중 누가 담당하는가의 문제이지 개발자들이 마음 놓고 놀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코인이 런칭되고 난 이후는요?

아마 이런 비판에 가장 유명한 사람이 에이다의 찰스 호스킨스 일 겁니다. 에이다 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는데도 그 양반은 자기가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꼬박꼬박 트위터에 올리고 있죠. 

사람이 무한정 일만 할 수 없다는 건 압니다. 한국처럼 개발자를 갈아 넣으면서 일하라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우리 돈을 받았으면 적어도 다수의 투자자들이 이 암울한 현실에 고통 받을 때 자기들 맡은 책임은 다 하라는 겁니다.

코인들이 런칭되고 어떤 로드맵이 나오고 그 중 얼마나 실현되었습니까?

암호화폐가 실체가 없다고 , 아무런 쓸모도 없다고 평가 받는게 이런 이유입니다.

스팀잇만 해도 도대체 개발자들이 뭘 개발 중이며 업데이트는 어떻게 되는지 , 그리고 그 업데이트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은 어떻게 분석되고 다시 개발에 반영 되어지는지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있습니까?

 

암호화폐 가격은 그 상용화에 달려 있다.

단순히 송금과 결제 수단에만 의미를 부여해서는 이 많은 암호화폐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들입니다.

한 국가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어머어마한 전기를 쓰고 GTX1080급의 고사양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네트워크가 겨우 결제 수단과 송금에만 쓰인다? 그럴 바에는 기존 결제 시스템을 쓰는게 훨씬 낫죠. 저렴한 송금이란 것도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 각 국가들 간에 협조가 미비해서 그렇지 세금 문제와 엮인다면 과연 기존 은행 대비 저렴한 수수료란 것도 얼마나 유지가 될까요? 송금수수료 자체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해도 이걸 현실의 화폐로 환전하는데 막대한 세금이 부여된다면 그냥 꿈으로 끝날 일입니다.

결국 암화화폐가 세상에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되려면 그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이자 서비스가 되어야 합니다. 과연 이러한 조건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화폐들이 몇이나 될 거 같습니까?

어차피 이 모든 암호화폐가 살아남을 거라고 보시는분들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현재처럼 개발자로써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행태가 계속 된다면 암호화폐 그 자체의 생존에 대해 고민해야 될 시기가 올 겁니다.

지금처럼 제대로 된 물건도 아닌 것을 계속 복사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그냥 전 지구적인 환경 재앙일 뿐 아무런 가치도 만들어내지 못 합니다. 쓸모가 없어진 아식 채굴기로 뭘 하겠습니까? 일반 GPU야 그걸로 게임이라도 하죠.

우리는 개발자들에게 더 엄격한 요구를 해야 합니다. 그들이 가진 부가 그들의 천재성때문에 , 운이 좋아서 얻어 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말에 대한 우리 믿음의 댓가라는 걸 알게 해줘야 합니다.

퍼블리싱 QA 관점에서 본 암호화폐 개발 (18.05.23)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