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텔 CPU 가격이 미친 듯이 오르더니 기어이 모든 재고가 품절되었습니다.
어제부터 다른 사장님들이 이번 주말은 매장 문 닫고 놀자더니 진짜 그러게 생겼네요.
이 일 시작하고 제일 더러운 게 제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뭐 ,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고 남들도 그렇게 살지만 작년 채굴 붐부터 이번 CPU 가격 폭등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 벌어지니 그냥 다 그만두고 싶네요.
덕분에 저번 달 시즌 막바지에 연패하고 그만두었던 게임 다시 시작했습니다. -_-
71만 원의 가치
언젠가 제가 답변을 달았던 지식인 사연입니다.
"컴퓨터 수리기사를 불러서 컴퓨터 부품을 바꿧는데 총 비용이 714,000원 나왓어요.
바가지 당한게 아닌가..생각이 드네요.
제가 CPU, 메모리 카드 바꿨어요(그사람이 용산에서 사왓대요). 그리고 DVD플레이어 하나 35000원 장착하고 프로그램 하나 깔아줫는데 20000원만 받겟대요.
제가 알고 싶은것은 CPU,메모리 카드랑 인건비 포함한 714000원이 궁금해서 그런데 이렇게 많이 드나요?"
질문자가 올린 사양은
CPU : 인텔 i5-6600(스카이레이크)
메모리 : 12GB
우선 저 작업자가 메인보드까지 다 교체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CPU와 메모리만 교체했다면 기존에 4GB 메모리가 하나 있었다고 가정할 수 있겠네요.
교체한 CPU는 현재 단종되어서 중고로 밖에는 못 구합니다.
오늘 용산 가격을 확인해 보니 최저가 업체가 보드랑 세트로 해서 20만 원 조금 넘는 가격에 팔고 있네요.
부품 원가는 대략 30만 원 정도 됩니다. 만약 제가 구한다면요.
결국 71만 원 중 소프트웨어 설치비는 2만 원 , 나머지가 부품 가격 및 장착 공임입니다.
어마어마한 꿀 장사네요.
이러고 살면 저도 곧 벤츠 굴리면서 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루에 이런 호구 손님 하나만 물어도 한 달 천만 원은 벌겠는데요?
사람들은 인건비나 소프트웨어 설치비가 저렴하면 양심적인 판매자라고 믿습니다.
겨우 저거 몇 개 교체하는데 인건비를 몇 만 원 부르면 아마 멱살이라도 잡을 겁니다.
저 질문자도 프로그램 2만 원에 깔아준다니 속으로 "개꿀"을 외쳤겠죠.
정말 용산까지 가서 중고를 구해왔다면 가는 동안 일을 못한 시간에 대한 보상은?
이런 계산은 없습니다.
그냥 인건비 몇 만 원 이상만 넘어가면 도둑놈 소리를 듣는 거죠.
위 금액으로 저에게 맡기시면 동일한 부품으로 교체하고 정품 윈도우와 오피스를 사고도 남는 금액입니다.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는 공짜가 아니다.
어린 시절 컴퓨터 학원 옆 컴퓨터 매장은 학원 아이들의 놀이터였습니다.
매주 딱 하루 , 토요일 아침에만 허락되는 오락 시간을 즐기기 위해 매주 금요일이면 디스켓을 들고 매장으로 향했죠.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천 원짜리 지폐 몇 장이면 원하는 최신 게임을 받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그런 거 토렌트에 가면 널렸는데 하시겠지만 그 시대에는 그랬어요.
그때도 정품 패키지는 있었죠.
명절 용돈을 모아 정품 패키지를 사면 그게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큰 박스 안에 달랑 디스켓 한 장과 매뉴얼이 전부였지만 멋진 패키지 디자인 만으로도 세상 다 가진 기분이죠.
그 가게 아저씨가 무슨 산타클로스라서 아이들에게 코 묻은 돈 얼마 받고 게임 복사해 준 게 아닙니다.
그 아이들이 부모님들 모시고 와서 컴퓨터 한 대 팔면 끝나는 거죠.
불과 90년 대만 해도 컴퓨터 한 대 팔면 그날은 소고기 사 먹고 좋은 업소도 가고 그랬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콘텐츠라는 상품을 돈을 주고 사는 건 그다지 합리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사실 선진국이라고 이런 현실이 다른 건 아니지만 적어도 어디 가서 돈 주고 뭘 샀다고 호구네 뭐니 하는 소리는 안 들을 겁니다.
당연히 이런 건 '서비스'로 제공하는 게 판매자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게 한국 소비자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계산해보면 이런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는 절대 공짜가 아닙니다.
위의 예시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대부분 5만 원 정도를 주고 윈도우+오피스를 설치할 경우 표면적으론 이득입니다.
순수하게 공임만 생각하면 그런 거구요.
대부분 부품 A/S를 통해 마진을 보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죠.
오늘 아침에 읽은 사연입니다.
삼성 노트북에 있는 하드 디스크를 SSD로 교체하는데 오피스 재설치까지 포함해서 20만 원에 하기로 했는데 비싼지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슨 SSD를 500GB 짜리라도 넣나 봅니다.
보통 출장 서비스를 부르면 항상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멀쩡한 부품을 고장 났다고 갈아 버립니다.
대부분 잘 작동되는 부품을 그럴싸한 이야기로 현혹해 교체하게 합니다.
레퍼토리도 다 비슷해요. 파워가 나가면서 다른 부품도 다 망가졌다.
그런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제대로 테스트나 하고 그런 소리 할까요?
하긴 뻥 파워로 도배하는 국내 조립 업계를 생각하면 묘하게 납득이 가긴 합니다만.
제가 들은 가장 어이없는 이야기는 CPU 수명이 1년 남았으니 교체하라고 해서 교체한 사연입니다.
대단합니다. 그 정도 경력되면 1년 뒤에 CPU가 고장 날 것도 예측이 가능한가 봅니다.
만약 고장이 났다고 해도 A/S 기간이 남아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센터에서 리퍼로 교체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부품들을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중고 부품으로 교체합니다.
사실 어디서 왔는지 전 대충 짐작 갑니다.
나보다 먼저 이 작업자의 손을 거쳤던 누군가의 컴퓨터에서 방금까지도 잘 작동하던 것들이겠죠.
가격은 신품 기준이죠.
출장 기사가 부품을 교체한다고 하면 고장 난 부품 달라고 해 보세요.
표정이 어떻게 바뀌나 ㅎㅎㅎ(아마 자기가 가지고 있던 진짜 '고장 난' 부품이랑 바꿔서 줄 겁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가격을 주고 중고 부품 +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는 꼴입니다.
한 사람의 고객이 3~5년의 사용 기간 동안 A/S를 한 두 번 받는다고 가정하면 아마 대부분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정도의 돈은 나올 겁니다.
그야말로 조삼모사에 나오는 원숭이가 따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