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호갱'이 되지 말자 (5) - 국내 1위 조립 컴퓨터 업체 컴퓨존 부품 재활용 논란 (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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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올려 드리는 '호갱' 방지 시리즈입니다. 

5월 29일 루리웹에서 이슈가 되었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게시물이 삭제가 되었습니다. 아마 국내 대형 업체가 실명으로 거론된 사건인데 조작된 글일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삭제한 모양입니다. 

원 출처를 확인해보니 뽐뿌에서 5월 25일에 올라온 이슈이네요.

(원문)

 컴x존에서 컴퓨터 사고 한달만에 환불했습니다... 

(아카이브)

http://archive.today/QFahX

상황을 정리하면 

1. 글작성자가 200만원이 넘는 라이젠 PC 주문

2. 간헐적으로 PC가 멈추는 증상으로 인해 윈도우 재설치 , 바이오스 업데이트 , 램 및 VGA 재설치 등 온갖 방법으로 해결이 안 되어 A/S 입고

3. CPU 불량 판정을 받았으나 택배 발송일에 연락이 와서 케이스 받침대 1개에 균열이 발생하였다고 함

4. 케이스가 파손될 정도의 충격이면 내부 부품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어서 전체 새 부품으로 교체를 요청

5. 새로 발송 된 제품 확인 결과 기존 부품이 재활용 되었음 (글작성자가 시리얼 및 조립 시의 흔적 등을 일부러 남기고 기록함)

6. 컴퓨존측에서는 처음에는 부인했으나 녹취 등을 하고 있다고 따지니 사실대로 말함 , 재활용이 맞음

7. 컴퓨존측에서 다시 새 상품을 보내주고 해당 글은 내려달라고 함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해당 글에서 정확한 내용 확인이 어려워 일단 제가 추측해서 설명을 드립니다. 어디까지나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컴퓨터 구매 시 참고하셔야 할 내용에 관한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돈'때문이죠. 보통 부품 유통사의 경우 초기 불량은 신제품으로 교체를 해주나 만약 유통기간이 경과하여 공급처에서 출고된 지 한 달이 지난 물건이라면 신품 교체가 어렵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조립 컴퓨터 업체는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공급처에 주문을 해서 물건을 받습니다. 이걸 가지고 재고도 하나 없이 장사 한다고 비난 하시는데 사실 이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좋습니다. 대부분의 부품 유통사들이 시리얼 번호를 기준으로 A/S 기간을 산정하기 때문에 이미 공급처에서 몇 달 전에 받은 물건이라면 소비자는 지금 구매했어도 유통 상에는 이미 몇 달 전에 출고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컴퓨존의 매출 규모를 생각해 봤을 때 유통 기간 때문에 새 부품으로 교체 받지 못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 됩니다. 그럼 다음 가능성으로 넘어 가 보죠.

컴퓨터 조립? 그거 다 하는 거잖아?

네 , 요즘은 부품들의 연결 구조가 쉽고 유튜브 등에서 손 쉽게 조립 영상을 보고 따라 하실 수 있습니다. 문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기본적으로 제조사에서는 부품 출고 시 최종 테스트를 거치고 내보냅니다. 하지만 유통 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불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지어 조립 과정에서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부품에 이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사실 컴퓨터 조립의 가장 큰 어려움이 바로 이 초기 불량과 선 정리입니다. 선 정리야 그냥 시간이 좀 걸리는 귀찮은 일일 뿐이지만 초기 불량은 사안에 따라서는 몇 시간을 잡아 먹기도 하는 일입니다. 한 번에 어디가 문제인지 정확하게 원인이 나오면 일이 쉽지만 위의 사례처럼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오류는 모든 부품을 1:1로 교체해가며 테스트해야 합니다. 

문제는 조립 비용이죠. 보통 온라인 매장들은 조립비 15,000원에 윈도우 설치 비용 15,000원을 받습니다.

부품에서 남는 마진도 뻔한데 조립 비용도 이 모양이니 그냥 대충 빨리 한 대 마무리해야 밥이라도 먹고 삽니다.

저 같은 경우 보통 컴퓨터 한대 조립하고 테스트까지 다 완료하는데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온라인 매장에서 이렇게 장사하면 망하기 쉽습니다. 그래도 불량이 나와서 다시 해주는 게 저에겐 더 손해라 이렇게 팝니다. 온라인 매장들의 후기에 보면 가끔 부팅도 안 된다는 솔직한 후기들이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글 작성자가 윈도우 설치를 직접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해당 증상으로 봐서는 조립 당시에 CPU에 이상이 있었다면 윈도우 설치 및 드라이버 설치 과정에서 이미 저 증상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고 당시에는 멀쩡하던 CPU가 배송 중에 파손된 것일까요?

저도 얼마전에 올 해 초에 판매했던 i-7 제품의 CPU가 고장나서 A/S를 진행한 사례가 있습니다. CPU가 잘 고장나지 않는 부품이긴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오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정확히 CPU 불량이 어느 시점에서 발생했느냐에 따라 책임 소재가 가려지겠지만 현재는 정확한 원인을 알 길은 없어 보입니다.

배송 중 파손 사고

컴퓨터는 제품 특성 상 택배 거래를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큰 제품입니다. 특히 요즘은 측면이 풀 아크릴이나 강화유리로 되어 있어 파손의 위험성이 더 높은 편입니다. 

보통 택배 기사님들도 제품이 컴퓨터일 경우에는 조심해서 배송하는 편이나 배송 중 파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업체들은 안전배송이라는 걸 하는데 쉽게 이야기 하면 포장할 때 박스 외부를 에어캡으로 다시 한 번 포장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컴퓨터의 무게를 생각 했을 때 에어캡이 무슨 충격 흡수가 될까 싶지만 이건 충격 흡수보다는 택배 회사 측에 던지지 말라고 표시해주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저 같은 경우 여기에 제품의 가격에 따라 고가 할증까지 적용하는데 보통 이 정도까지 하는 업체는 거의 드물 겁니다. 당장 안전 배송만 신청해도 기본 배송비에 추가가 붙는데 업체 입장에서는 고가 할증까지 해줄 여력이 안 됩니다. 결국 이렇게 적용받으려면 그만큼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는 거죠.

만약 이번 사건이 배송 중 파손 사고로 인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말이 됩니다. 확인해보니 컴퓨존에서는 소비자에게 배송비를 2,500만 받는데 이걸 봐서는 안전 배송이나 고가 할증이 적용이 안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파손 사고가 나게 되면 택배사에서는 배상을 할 책임이 없다는 겁니다. 제가 이용하는 대한통운 택배의 경우 50만원 이상의 제품은 가격에 따라 고가 할증을 적용해야 전액 배상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업체 입장에서는 매일 수거해가는 택배회사 기사님이 고정되어 있어서 오래 볼 사이인데 서로 얼굴 붉히기도 뭐한 상황이 됩니다.

결국 업체 입장에서는 유통사에 교체를 요청하던가 자신들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결국 모든 건 시장을 만든 모두의 책임이다.

대한민국 컴퓨터 업계가 왜 이 모양인지는 그 동안 여러 차례 말씀드렸으니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는 시장을 만들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는지 모릅니다.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을 방법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다소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업체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무조건 저렴하게 판다?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하는데 대부분은 제일 싼 것만 찾죠. 그 결과가 현재의 컴퓨터 업계입니다.

덧. 논란이 되면 일단 삭제하고 보자 (By 루리웹) - 분산화된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

이번 사건에서 더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루리웹 측 태도입니다. 현재 검색을 해 보니 원 게시물이 올라온 뽐뿌나 이걸 퍼간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는 검색이 가능한데 루리웹만 현재 삭제된 상태입니다.

(삭제 전 구글 캐시에 기록된 루리웹 페이지입니다.)

 [H/W] 컴퓨존, 부품 돌려막기 적발? [133] 

댓글 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당시 아주 큰 이슈였습니다. 그런데 일부 유저가 주작 가능성을 제시한 후 게시물이 삭제가 되었네요. 

댓글 창 아래 글 목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해당 글이 올라온 뒤 30 분쯤 뒤에 컴퓨존에 관한 글이 하나 더 올라 왔습니다. 

컴퓨존의 매출 규모에 대한 글인데 거의 반다이가 건담으로 벌어 들이는 액수에 맞먹는 규모라고 합니다. 국내 총 조립 컴퓨터 시장 규모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컴퓨존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기사죠. 문제는 이 글이 올해 1월초에 올라온 기사를 다시 퍼온 거라는데 있습니다.

 [etc] 컴퓨존, 전년대비 21% 증가한 6,951억 매출 달성 발표 

게시자를 확인해 보니 이제 겨우 가입한 지 200일 된 저 레벨 유저네요. 당시 많은 유저들이 왜 컴퓨존이 이슈가 되니까 컴퓨존 홍보하는 , 그것도 1월달에 나온 철 지난 뉴스를 퍼오냐며 물타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루리웹 측에서 위의 두 게시물을 모두 삭제 했습니다.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 처리입니다.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이러한 루리웹 측의 태도는 우리가 왜 분산화된 플랫폼을 요구하는지 그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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