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암호화폐 도입이 왜 사행성 요소인가? (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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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나의 옷장' 게임에 암호화폐를 도입하겠다고 하여 등급 재분류로 처분을 받은데에 대해서 게시물들이 올라왔습니다. 우선 이 게임이 왜 등급 재분류 판정을 받았는지 알아보고 , 과연 게임의 암호화폐 도입이 필요한 가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1. '유나의 옷장'은 왜 등급 재분류 판정을 받았나?

[먼저 총대 메고 나섰다가 돌 맞은 '유나의 옷장' , 하지만 한국 게임사들의 탐욕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이 위기를 돌파할 겁니다.]

 플레로게임즈, '유나의 옷장'에 암호화폐 '픽시코인' 도입 

먼저 기사를 살펴 보면 이 게임에서 픽시코인을 얻는 방법은 크게 3 가지 입니다.

1. 게임 플레이 결과 보상

2. 이벤트 보상

3. 유저가 만든 콘텐츠 판매 보상

위 요소로 인해 유나의 옷장은 최소 등급 상향 판정을 받거나 최악의 경우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규정 상으로는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등급 심의 항목의 '사행성'과 '사행성 게임'은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등급 분류 상의 '사행성'은 게임 내에서 가상 카지노와 같은 시스템이 구현되는가 라는 부분입니다. 게임 내에서 사행성 행위에 대한 묘사가 얼마나 현실과 유사한지를 판단해 등급 판정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 '사행성 게임'의 경우는 말 그대로 일반 게임이 아닌 소위 말하는 '도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왜 이 게임이 왜 문제가 될까요?

예전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등위'로 불리던 시절에 면접을 보기 위해서 관련 규정을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 위원회에서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하는 가장 큰 기준은 해당 게임의 보상이 현금으로 환급이 가능하냐 아니냐 하는 점입니다.

 제17조(사행성 확인 사항) 게임법 제21조 제7항, 동법 시행규칙 제8조 제3 항에 따른 사행성게임물의 확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게임의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 등을 직·간접 유통과정을 통 해 현금 또는 다른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으로 제공하는 경우 
2. 예시, 자동진행, 연타 등의 기능이 있는 경우 
3. 게임제공업소용 게임물로서 다음 각목에 해당하는 게임물 
가. 일반게임제공업소용 게임물의 1시간당 이용금액이 10,000원을 초 과하는 경우 
나. 다음 각 방법을 통하여 가목의 기준을 회피하는 경우 - 투입금액에 상응하는 누적점수를 강제적으로 발생시키는 방법 - 임의로 누적점수를 충전하는 방법 - 데모(Demo)게임 등을 통해 획득한 점수를 누적점수로 이전시키는 방법 - 기타 이와 유사한 형태를 통하여 투입금액 및 누적점수를 발생시키 는 방법 
다. 환전이 용이하도록 게임의 결과물 등을 장치를 이용하여 보관하거 나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전송하는 경우 
라. 게임법 제21조 제8항에서 규정된 기술심의를 통해 부적합 의견을 받은 경우 
4.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 제1호의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베팅이나 배당의 내용을 모사한 카드 게임이나 화투놀이 등의 게임물이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직접 구매하 거나 선물 또는 이체 등이 가능한 경우 

유나의 옷장이 문제가 되는 점은 유저가 게임을 통해 얻은 코인이 단순히 게임 내에서 쓰이는 가상의 화폐가 아니라 현실의 화폐와 교환이 가능한 '암호화폐'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사에서 그냥 캐시를 주고 해당 게임이나 자사 플랫폼에서 다른 상품 구매에 쓰도록 했다면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하지만 , 암호화폐는 다른 거래소를 통해 바로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이 부분이 바로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가 되는 이유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MMORPG 등의 온라인 게임들이 아이템 거래소라는 형태로 골드와 아이템을 현금화하는게 바로 이 이유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게임사에서 직접적으로 골드와 아이템을 현금화 하는 방법을 만들어 놓으면 그건 법적으로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가 되며 엄격한 법의 통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일반 PC방 같은 곳에선 플레이를 할 수 도 없고요.

사실 이러한 아이템 거래소도 법의 규제를 교묘히 피해간 것일 뿐 , 원칙적으로는 게임의 사행성을 조장하는데 일조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거래소가 존재하기에 'PAY TO WIN'이라는 온라인 게임의 사업 모델이 가능합니다.

이번 유나의 옷장과 관련해서는 등급위원회의 결정이 맞으며 사행성 게임물로 분류가 되면 이건 단순히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는 것과는 급이 다릅니다. 

또 아이템 거래에 암호화폐가 도입되면 이 자체가 탈세와 자금세탁의 우려가 있습니다. 어차피 암호화폐 자체가 아직 세금과 관련된 규정이 없고 이로 인해 탈세와 자금세탁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기에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게임의 암호화폐 도입은 정말 득이 되는가?

정부에서 이번 사안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건 한국 게임 업계에 있어 '바다이야기'란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게임 업계가 대외적으로 나쁜 이미지를 가지는 건 이러한 사행성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교묘하게 위장하여 게임에 접목시키기 때문이죠. 그나마 지금은 규제로 인해 직접적인 현금화가 불가능하기에 이 정도로 허용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 이제 게임 제작사들은 암호화폐를 도입해서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지금은 정부의 규제로 잠시 멈춘 상태이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겁니다.

생각해 봅시다.

유저가 자동 사냥을 하면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지급합니다. 유저는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고 그저 결과 창만 보고 버튼 한 번만 눌러 주면 됩니다. 이렇게 모은 암호화폐는 바로 거래소로 보내 현금화 합니다.

운 좋아서 대박 아이템이라도 걸리면 ? 높은 가격에 거래되겠죠

결국 이게 사회적 이슈가 되면 정부는 또 다시 게임에 칼을 빼들겠죠.

애초에 게임이 지금처럼 망가진 이유 중 하나가 현금으로의 환급성 때문입니다. 아이템과 골드를 현금으로 살 수 있으니 게임 실력과 상관없이 재력이 받쳐 주지 않으면 게임에서 이기기 힘듭니다. 게임 제작사는 유저가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 온갖 종류의 랜덤 요소로 게임을 도배합니다. 

이건 도박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처럼 온라인 게임에 친숙한 나라들은 이 문제에 심각하지 않지만 , 유럽과 미국같이 콘솔 시장이 발전한 곳에서는 이러한 랜덤 요소에 대한 저항이 매우 큽니다. 정부 기관과 정치인들까지 나서서 이 문제에 목소리를 내지만 이미 돈 맛을 안 게임사와 이기기 위해서라면 얼마를 써도 상관없다는 유저 마인드가 합쳐지면서 게임 업계는 갈수록 이러한 수익 구조에 길들여 지고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게임치고 돈을 지불했을 때 , 내가 그 콘텐츠를 온전히 가질 수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게임이 과연 얼마나 됩니까?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도입이 실현되면 게임은 암호화폐 채굴 플랫폼으로 전락하고 만다는 겁니다.

3. 게임만 켜 놔도 돈 버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되면 더 좋긴 하겠네요. 누구도 일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루 종일 자동 사냥 켜두고 매일 정산해서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환전하고 , 게임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산된 암호화폐를 사서 아이템이랑 골드로 바꾸면 되니 모두가 좋은 시스템이네요.

스팀잇처럼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시간을 투자할 필요도 없습니다. 남들과 소통하느라 시간을 소모할 필요도 없고요. 

채굴기 관리하느라 24시간 대기할 필요도 없고 , 채굴기 유지 보수 및 시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죠. 

어쩌면 인류가 꿈꾸던 일 안해도 먹고 사는 시대가 대한민국 게임 업계 덕에 가능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스팀잇에 글을 쓰고 보상을 받는 행위는 사실 그냥 채굴일 뿐입니다. 다만 그 보상 분배를 글에 대한 보팅으로 나눈다는 점이 다를 뿐이죠.

게임으로 채굴이 가능하면 결국 보상의 분배는 게임 내 랜덤 요소에 따르겠죠. 당연히 이걸 더 높이는 유료 아이템도 나올테고요. 마치 우지한이 고물 채굴기 세일하고 나고 신제품 내놓는 식으로 사업을 할 수도 있죠.

제가 게임 기획자라면 지금 아마 행복해서 미칠 지경일 겁니다.

이거와 관련해서 팔아먹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무궁무진하거든요.

결국 그 피해는 대다수의 순수한 게이머들 몫입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사랑하던 , '순수한 게임'은 옛날 게임들만 존재하는 시대가 되는 거죠.

게임이라는 분야에 암호화폐를 도입한다면 이것은 자금 조달이나 플랫폼 유지 등의 비용으로 쓰여야지 게임 내 화폐로 쓰이기 시작하는 순간 그 어떤 형태로든 게임의 순수성은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각종 유료 모델로 갈 때까지 간 게임 업계가 이게 바닥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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