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네 분식점에서 멋쟁이 할아버지를 보았다.
최근 몇 년 간 본 사람 중에 가장 멋쟁이였다. 투머치였긴하지만.
이 겨울에 하얀 스키니 바지 (쫄쫄이라고 불러도 된다.)와 표범무늬의 숏자켓에 썬글라스, 거기에 아이보리 악어백이라니.
홍진경 정도의 모델이 소화하면 정말 멋질법한 이 의상을 70은 넘으신 할아버지가 입으셨다.
멋짐 폭발.
놀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 멋지셨다.
노홍철이 나이 든 버전이랄까.
암튼 놀랐다.
물론 우리 아빠가 저리 입고 다니시면 좀 창피할것 같다.
그리고 돌아서며 생각해보니 저 사람도 동묘아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최고의 거리. 스포티함과 캐주얼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믹스매치 정신."
영국의 패션디자이너인 키토 코스타디노브가 지난 해 동묘를 방문하고 자신의 인스타에 남긴 소감이다.
키코는 통상적인 디자인을 거부하고 우아한 실용주의를 선호하는 디자이너로 현재 전 세계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최근 패션 트렌드인 '코프코어룩(실용적이지만 촌스럽고 투박한 아웃도어 패션)'을 선도하고 있는 그가 영감을 받은 동묘의 '아재 패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과감한 원색 컬러의 사용, 캐쥬얼과 정장바지의 매치, , 하이웨이스트 스트 패션(배바지)
동묘 아재들에게 영감을 받아 2019 S/S 런던 맨즈웨어 컬렉션에서 발표한 의상들이다.
느낌 있다.
틀에 구애 받지 않는 동묘아재들, 패션의 선구자로 재발견되고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어쩌면 사이즈만 맞으면 싸게 사서 입는 돈 없는 아재들의 애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