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의 면접을 끝으로 딸아이의 수시 일정이 끝나고 몸살이 날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어제는 딸과 함께 미용실에 가서 씨컬이라는 퍼머를 해주고 귀도 뚫어주고 오늘은 진짜로 드러누워야지 했는데 막상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이에 비해 새치가 없는 머리인데 갑자기 새치가 늘어 염색약을 머리에 바르고 기다리는 동안 오랜만에 일기나 적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서 안보이면 멀어진다고 매일 들락거릴 땐 한없이 가까이 느껴지던 공간이 벌써 낯설다. 내가 이 공간에서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익명의 공간에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던 것인데 익명이 어느 순간 익명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난 어느새 가식을 떨고 있다. 속마음을 나눌 친구가 셋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 하는데 나는 과연...
아이들의 대학진학을 겪고 나면 정말 친구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난다고들 한다. 요즘은 발표가 나도 합격했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떨어지면 오히려 말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좋은 학교에 진학한 아이를 둔 엄마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분명 들어서 알고 있을 텐데 묻지도 축하인사도 하지 않는다. 질투가 많아 평소에 그러려니 하는 사람이면 이해가 되지만 참 그런 사람같지 않아보였는데 그럴 경우 내가 아직 인생 헛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엄마들의 질투심이 참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 입장 바꿔 이해가 되기도 하는걸 보면 나도 무서운 엄마일지도....
아이들을 키워온 동네를 약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것이 참 좋다. 지금이 새로운 곳에 갈 시점이다. 어쩌면 이제 나의 인생 이막이 시작되는 시기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