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시골생활을 하고 있다. 귀농은 아니다. 언젠가 도시로 나가 생활해보려 했으나 담력도 모자랐고 여유도 없어서 시골에서 계속 살게 되었다. 누나들은 도시로 나가서 선생님도 되고 공무원도 되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잘 산다. 하지만 나는 엄마를 데리고 시골에서 살았다. 작년에 엄마가 죽었다. 아니 재작년이였던가. 새벽에 잠깐 밭에 다녀오니 그리 되었다. 나는 엄마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차를 몰다가 다시 집으로 되돌아왔다. 뒤는 누나들이 알아서 했다. 나는 그때부터 혼자다.
2. 혼자지만 겨울이면 마당에 친 하우스에 고양이 식구가 온다. 내가 앉으려고 주워 둔 소파를 그들에게 내주었다. 대야에 가끔 사료를 부어둔다. 개처럼 아무거나 먹어도 되는지 몰라서 억지로 사료를 산다. 일거리지만 언제부턴가 겨울이면 찾아오는 탓에 하게 되었다. 저렇게 해두니 숫자가 불어서 올해는 열마리 쯤 왔다. 처음 온 고양이가 어미가 되어서 새끼들을 몰고 왔다. 노란 줄무늬 고양이가 대다수고, 가끔 회색 줄무늬 고양이가 무리속에 어울린다. 아빠의 색이 그것이었나하고 생각한다.
3. 내가 좋아서 밥 주는 것은 아니다. 방학이나 주말이면 찾아오는 누나와 조카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한다. 어차피 저 고양이 들은 사람이 다가가면 멀리서부터 도망칠 준비를 한다. 한번도 가까워 진 일은 없다. 사람도둑보다 오히려 간이 크다. 고양이는 상식과 달리 우유를 먹이면 안된다고 하던데, 조카가 와서 우유를 부어두고 가면 녀석들은 다 먹는다. 바르게 키우는 방법 같은 걸 굳이 찾아 키우고 싶진 않다. 어차피 길바닥에 한두해 살다가 죽는 것보단 오래 살 테니까. 나는 동물애호가가 아니고 자선을 베푸는 사람 또한 아니다.
4. 마당에서는 엄마가 예전부터 가족들 먹으라고 심은 나물들과 과일 몇 종류가 있다. 나는 다른 이의 하우스를 빌려 수박을 키운다. 나 혼자 하기 때문에 자가육묘는 하지 않는다. 캄보디아, 라오스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부리면서 농사한다. 몇년 전에는 아예 컨테이너를 두채 사서 노동자들 살 곳을 꾸려줬다. 손이 모자라면 친구네 노동자들을 빌리고 하고 빌려주기도 한다. 여태 별일 없이 잘 지냈는데 이번 겨울에 일이 생겼다. 처음엔 일이 일인 줄도 몰랐는데, 이게 다들 일이라고 하고 나니 정말 일이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