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미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등산이다.
전문 산악인처럼 번듯한 구색을 갖추고 높디 높은 산을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길을 따라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오염된 심신이 정화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 산에 다니는 것을 매우 즐긴다.
그런 이유로 직장에서도 등산동호회 회원이고, 가족과 함께 나들이 역시 산으로 가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보통 산악회는 산신제라는 행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돼지 머리도 올려 놓고, 떡과 과일도 올리고 술도 올린다.
사실 우리 동호회는 그런 전문적인 동호회는 아니고 친목회 수준이다. 심지어 등산가는 날 남보기 민망하게도 기지바지에 구두 신고 오는 사람도 있다. 야트막한 산에 한번 등산하려고 해도 1/3이 산 중턱에서 쉬면서 막걸리나 마시고 있으니 오죽하겠나.
그런 날라리 등산동호회에서 올해부터는 큰 마음 먹고 여느 동호회처럼 산신제를 지내보기로 하였다.
따라서 2달전 우리 지역에 배미산이라는 동네 야산이 있는데, 인터넷 검색해서 산신제 구색을 갖춰 보기로 하였다. 일단 돼지머리 삶은 것을 지역 축협마트에서 맞췄고, 시루떡을 동네 떡방아간에 맞췄다. 그리고 사과와 배, 약주를 챙겨서 산에 올랐다.
비록 처음이어서 어색 하긴 했지만, 나름 회원들이 사뭇 진지했고, 특히나 그날 또 구두 신고온 회원은 오히려 남들보다 표정이 더욱 엄숙했다. 심지어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우리 동호회에선 아마도 다음달 초중순경 가야산 쪽으로 등산 갈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기부터 부족한 우리 아마추어 동호회 사람들에게는 사실 그 정도도 무리다. 다만 산신제까지 지냈으니 이번부터는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이젠 산에 가면 동동주에 막걸리만 퍼 마시지 말고, 제대로 된 등산좀 하면서 재미를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