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골집에 다녀왔는데, 집에 자두가 익어가고 있었다.
그때 진작에 좀 땄어야 하는데, 오늘에서야 집에 들러 일부좀 따 보았다.
비가 많이 온 뒤라서 자두가 물을 많이 먹어 매우 맛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가 그치고 햇볕으로 바짝 마르면 맛이 괜찮아 질지 모르겠다.
10여년전 식목일 즈음하여 시골 장날 나갔다가 묘목 몇 그루를 사다 심은 것이 어느새 이렇게 자라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도 신기하다.
우리 아이가 태어났을때 시골집에다가 호두나무를 심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기원하는 의미였기도 하고, 또 나중에 아이가 자라 호두 열매를 따서 먹으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기도 했으며, 또 호두는 두뇌발달에도 좋다고 하니 호두 많이 먹고 총명하게 자라길 바라는 뜻도 있었다.
호두나무는 작년에 처음으로 열매를 맺었었다. 올해 보니 이번에 제대로 열매가 열릴듯 싶다.
내가 자두나무를 심어 이렇게 자두 수확이라는 재미를 느꼈듯, 아이도 나중에 호두 수확을 하는 기쁨을 느꼈으면 한다. 오직 우리 아이를 위해서 심은 호두나무이기에 아이로서도 의미가 매우 클 것이다.
물건이라는 것은 필요한때 돈주고 얼마든지 바로 바로 살수 있지만, 이런 추억이 담긴 기쁨과 경험은 바로 되는 것이 아니라, 몇년 이상 오랜 시간을 두고 미리 계획해 두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동기는 어렸을 적에 마당에 있던 포도나무때문이다.
포도나무는 내가 태어나기 전 할아버지가 생전에 심으셨던 것인데, ㅁ자 모양의 집 안마당에 포도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여름되면 포도가 주렁주렁열려 많이 따먹으며 자랐었다.
나중에 이 포도나무는 아버지에 의해 베어 버려졌다. 나무가 오래되서 포도 품질이 너무 떨어지고 벌레만 생기며, 특히 누군가로부터 입구(口) 안에 나무목(木)이 있으면 곤궁할 곤(困)자가 되어 집안이 곤궁하게 된다는 꺼림직한 이야기가 들렸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러한 유실수를 심어 나중에 따서 먹는 것을 즐거움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러한 어린시절의 아련한 추억에서 연유해서인데, 점점 이러한 추억이 사라져가는 요즘 아이에게 이러한 정서적인 무언가를 남겨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