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공휴일 저녁..
이 시간 가족들은 모두 잠들고 나는 조용히 불하나 밝히고 상념에 젖은 채 창밖을 바라본다.
창밖에 가로등 사이로 문득 지난날 교회 친구들과 토요일 저녁 청년 예배가 끝나면 몇 몇의 동지들(?)과 약속이라도 되어있듯 돈암동 성신여대 곱창집 골목으로 달려가 거기서 우리는 맛있는 곱창을 먹곤 했다. 그 때는 모두가 학생이라 돈이 없어 겨우겨우 돈을 추렴해서 일인분을 시켜서 먹을 때도 있었다.
맛이게 곱창을 먹고 나면 어두워진 미아리고개를 넘으며 자신들의 학업문제, 연애문제, 군대 이야기 등을 꺼내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때론 아낌없는 충고도 해주었다. 우리는 거의 매주 그런 생활을 반복하면서 가끔 그 중 누군가가 무척 속상한 일이 생기거나 기쁜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감사하며 때로 불평을 늘어 놓으며 미아리고개 언덕 위 새로 생긴 목로주점에서 술을 먹기도 했다.
그리고는 서로 헤어지기 싫어서 밤새 성신여대 앞에서 부터 옛날 서라벌 고등학교 앞까지 수도 없이 그 미아리고개를 오르내리며(지금은 스팀달러 아무리 많이 생긴다고 해도 절대 그 짓 못 한다^^)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돌아가면서 아는 노래 실컷 부르기도 하고 따라 부르기도 하며 그렇게 하얀 밤을 지새웠다.
그 중 최전방 양구를 다녀온 친구 한명이 ‘사나이 부르스’ 라는 노래를 곧잘 불렀는데 좀 잊혀지고 있는 귀중한 노래라 아쉬움에 여기다가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참고로 말하자면 예 전 뽀빠이 이상용이 진행하던 모 방송국 군부대방문 프로그램의 어머니 면회 코너에서 나오던 곡으로 기억한다)
제목 : 사나이부르스
1.하늘이 울어야만 사나이도 운다는데 그 까짓 마음변한 여자 때문에
청춘이 (구)만리 같은 새파란 사나이가 울기는 왜 울어 왜 운단 말이야 이 못난 친구야
2.외롭고 괴로울 땐 친구 밖에 없다는데 물 맑고 산 좋은 낯 설은 타향에서
기어이 성공해서 돌아갈 사나이가 울기는 왜 울어 왜 운단 말이야 이 못난 친구야
3.엄마가 보고플 땐 엄마사진 꺼내들고 엄마가 그리워서 눈물이 나네요.
어머니 내 어머니 사랑하는 내 어머니 울고만 싶어요 울고만 싶어요 그리운 내 어머니
아! 비내리는 이 밤
창밖의 고개숙인 가로등 바라보니
지나간 추억이 떠오르며 옛 친구들이 보고싶어진다.
아! 지나간 내 청춘!
그립고 또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