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생각] 병원에서 : MRI

likersh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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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I 2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MRI 촬영을 받으러 2층으로 내려가자 잠시 기다리라 말한다. 그 잠시 동안 구글에서 MRI를 검색해본다. 해본적이 없으니 궁금하고, 은근 초조하다. 구글러들이 그러길 가만히 누워있으면 금방 끝난단다. 그래 한 숨 자자.

  2. 들어가기에 앞서 소지품 검사를 한다. 내 병력, 수술 기록도 확인한다. 그때부터 살짝 쫄리기 시작한다. 시계와 전화를 제출하고, 거대한 기계 앞으로 간다. 기계의 입구에는 내 목을 고정 시킬 목틀이 있다. 이어 플러그로 내 귀를 막는다. 목틀에서 내 머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판대기로 더 단단히 고정 시킨다. 한번 더 소지품 검사를 하더니 기계 속으로 들어간다.

  3.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들어가기 전 시계와 전화를 빼앗은 이유도, 내 목이 움직이지 못하게 단단히 고정 시킨 이유도, 두번이나 소지품 검사를 한 이유도, 이어 플러그로 내 귀를 막은 이유도. 내가 이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불했기에 이들이 내게 해를 가할리는 없다. 아마도 추측건데 시계와 전화는 전자기기 혹은 금속이 기계 안에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어 플러그는 아마도 기계 안에 압력이 세다는 이야기다. 내 목을 단단히 고정시킨 이유는 사진이 잘나오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게 기계속으로 들어간다.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내가 SF 공상 영화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다.

  4. 기계 속은 온통 하얗다. 내 몸에 이유 모를 압박이 느껴진다. 귀에는 무언가 모를 타악기와 EDM이 박자에 맞춰 흘러 나온다. 나는 SF 영화 속의 우주선에 와 있는 듯 하기도 하고, 외계인에게 잡힌 포로 같기도 하다. 처음은 천천히, 점점 빨라지다, 마지막은 마치 돌고래 소리 같은 음파의 뭔가가 들리는 듯 하다. 잠이 오다가도 잠을 잘 수가 없다. 순간 순간 코 고는 소리에 놀라 깬다. 그 와중에 잠이 들었나 보다.

  5.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점점 강해지는 건지 뭔지 뭔가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아프다. 그때부터 슬슬 짜증이 난다. 뭔 사진 하나 찍는데 30분을 찍냐.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는 과연 무엇일까. 이 파동 하나 하나가 내 몸을 뚫고 지나가 내 모든 장기에 부딪혀 다시 기계로 돌아가겠구나. 내 몸이 이 파동들에 의해 속속히 들어나겠구나.

  6. “다 끝났습니다.” 기계에서 빠져 나온다. 어지럽고, 속이 메스껍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정말 우주 여행 체험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에버랜드의 놀이기구를 타고 나온 듯한 메스꺼움 갖기도 하다. 순간 우주여행이 궁금해진다. 어떤 느낌일까. 어떤 모습일까. 어떻게 갈까. 어떤 압력을 느끼게 될까. 과연 인간은 우주 밖에서 살 수 있을까. 엘론 머스크가 2020년대에 화성으로 인류를 보낸다던데 과연 인류는 지구 밖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7. MRI 하나 찍으면서 온 우주를 생각하고, 화성으로 보낼 인류를 걱정하고 있다. 올라가서 야구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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