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생각] 우리집 어항:그들에게는 온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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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적당한 크기의 어항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에 10마리 정도 키우다가 얘들이 다 죽고 한마리가 남았었어요. 근데 전에 죽은 암컷이 죽기 직전에 새끼들을 낳고 죽었는데, 그 애들이 크더니 다시 새끼를 낳고, 그 놈들이 또 커서 새끼를 낳고 해서 지금은 50마리 가까이 불어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전염병이 한번 확 돌아가지고 한 마리 남았던 거였는데, 어떻게 그 한 마리에서 다시 불어난 게 신기하더군요.

가끔 얘들은 무슨 생각하고 살까 싶을 때가 있어요. 생각을 하겠죠. 밥 생각? 섹스 생각? 무슨 생각을 또 할까요? 이 안에서도 자기들 나름대로의 권력이라는게 있겠죠.

얘들이 밥을 줄 때가 되면 귀신 같이 알아 차립니다. 가까이만 가도 난리가 나요. 밥을 주면 이제 50마리 쯤 되니까 무섭게 파닥 거리네요.

얘들은 세상을 모르겠죠? 음, 원래 자기 조상이 왔던 바다를 모르겠죠? 이 어항이 우리 집이구나 하고 살아가겠죠? 이 어항 속 세상이 참 크구나 이게 우주이고, 세상의 전부이구나 살아가겠죠.

그러다 나를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나는 지구라는 어항에 살고 있나. 학자들은 우리의 모든 입자가 우주에서 온 것이라던데, 나는 나의 조상이 온 우주를 모르고 살고 있겠구나. 나는 이 지구라는 어항도 버거워 한국 땅이 참 크구나 이게 나의 우주구나 살아가고 있겠구나.

나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가나. 물고기들과 나는 얼마나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가나. 나도 밥 생각, 섹스 생각. 솔직히 그거이지 않나. 인간이라고 물고기들과 다를까. 이들 세상에도 권력이 있을 것인데, 그럼 정말 다른점이 하나도 없겠구나.

물고기들에게 누군가가 밥을 준다. 얘들은 내가 주인이라는 걸 알까. 그냥 어떤 모습, 반복된 학습과 형상이 나타나면 밥 먹을 때구나를 알지는 않을까. 불도 켜주고, 꺼주기도 하는 걸 얘들은 알고 있을까.

지난번 칼세이건 교수의 창백한 푸른 빛을 보면서도 많이 느꼈지만,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 작은 어항 속에서 이것이 세상의 전부인 양 살아가는 물고기들. 나는 얘들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가 우주로 나간다 한들, 얘들이 세상이 궁금해 로켓을 타고 세상 속을 탐험한다는 이야기와 무엇이 다를까.

과연 내가 얘네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