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마녀사냥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현대판 마녀사냥을 이야기하며 작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지명자의 종교관 문제를 예시로 언급한 적이 있다. 과거의 마녀사냥은 마녀의 정의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버리고 악마와 계약을 맺어 악마를 섬기고, 그 대가로 부여되는 마력을 사용하며, 공중을 날아다니며 마녀 집회에 참석하여 악마와 교접을 하는 자’였다고 설명한다.
얼마나 구체적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이들은 마녀를 부정할 수 있었을까.
현대의 마녀사냥은 많은 경우 매스컴을 통해 이뤄진다. 언론 보도, 찌라시, 가짜뉴스 등등 다양하게 하나의 불씨에 희미하게 불이 붙으면, 뉴스가 생산되고, 이는 대부분 네이버 댓글을 통해 우리의 여론으로 변질된다. 그곳에서 우리는 더러운 욕설과 폭언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으로 누군가 심히 고통스러워 함에도 그것이 우리의 여론이 된다.
나의 의견과 당신의 의견을 누군가 물어본 적 없건만 네이버를 통한 모든 댓글이 우리의 여론으로 인정된다.
오늘 아침 스팀잇에서의 논쟁들을 보고는 어제의 관련 포스트를 찾아가 읽었다. 놀랍고 또 놀라웠다. SNS라면, 대화가 가능한 익명의 공간이라면 벌어질 수 있는 문제들이 버젓이 이곳에서도 일어났다. 본인 스스로가 사과를 하고,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고 있으니 본인과 어제 그 글에 동조했던 이들 또한 충분한 반성을 했으리라 본다. 그 문제는 거기까지 생각하면 된다. 개인의 일탈이지 스팀잇 전체의 문제는 아니라 본다.
하지만 오늘 문제가 조용히 일단락 될 수 있었던 하나의 전제는 여론이다. 다수의 의견이 이런 방식이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적했으니 가능한 일이다. 만약, 오늘 같은 문제에 있어 다수의 의견이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면(지적한 사안이 정말로 맞았다면), 결과는 반대로 흘러갈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문제는 포스트 내에서의 글의 표현과 대화 내용과 어휘의 선택이다. 더 큰 문제는 그것들의 결과가 향하는 곳이 하나의 계정을 사냥하고 쫓아내기 위함이란 것이다. 큰 문제다.
우리가 문제 제기를 할 때는 사실 관계에 대한 논리가 필요하다. 간혹 If가 필요할 때가 있다. 사실과 근거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의심’이 가능할 때 말이다. 어제의 마녀사냥 놀이는 이 모든 것이 제외된 저속한 놀이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스팀잇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여론이라는 것은 무섭다. 소수 몇몇이 의견을 제시하고, 분위기를 타면 어떤 결과든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여론이다. 따라서 우리의 말 하나 하나는 신중해야 한다. 어제 그곳에서의 대화들, 어휘의 선택들은 너무도 부적절했다.
나는 오늘 오전의 모든 일들이 개인의 인간성이나 성격, 가치관을 차치해 두더라도, 가즈아가 편한 공간이라 표현한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 반말을 하는 공간이라 편하다 말하기에는 스팀잇 전체가 개방된 공간이고, 누구나 내 글을 공개적으로 접근할 것이란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10대들도 간혹 있지만 다수가 20-40대 성인들이 주를 이루는 공간에서 합리적인 변명이라 보기에는 조금 어렵다 생각한다.
나는 오늘 내가 정말 싫어하는 네이버 댓글창의 모습을 이곳에서 마주하게 된 것 같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실망스러웠고, 오늘의 일로 가즈아와 스팀잇의 폐쇄성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게 되지만, 그래도 다수가 이를 지혜롭게 해결해 갈 것이라 생각한다. 이 커뮤니티에게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이번 문제가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P.S 원래는 내일 정상회담이 기대되어 이에 대한 소감을 적으려 했는데, 스팀잇에서의 일들이 그 생각들을 모두 누르는군요. 이 글에서 특정 누군가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입니다. 건설적인 대화들이 오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