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왔어요. 날씨도 많이 쌀쌀해지고, 비가 온다던 예보가 눈비가 되었네요. 3월 아침부터 내리는 눈을 보니 강원도에는 엄청 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월 이후 오는 눈만큼 참 기분 더러운게 없었죠.
군에서 겨울이면 항상 눈 치우는게 일이긴 하지만, 1-2월은 그래도 모두가 이해 하잖아요. 힘들어도 대민 지원도 나가고.
3월 17일이었나 19일이었나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무렵 ‘헌병의 날’이라고 있습니다. 보통 제가 있던 부대에서는 헌병의 날 쉬면서 운동도 하고, 포상 휴가도 받고 하는데, 그날 오전 내내 폭설이 내려서 눈을 치웠던 기억이 있어요. 아침에 기념 사진을 찍다가 내리는 눈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던... 정말 엄청 왔어요. 참 신기하게도 눈은 쉬는 날이면 기가 막히게 오더라구요.
그보다 1년도 전에 신병교육대가 강원도 양구에 있었는데, 1월 군번이라 들어가자마자 제설만 했어요. 진짜 매일 아침 눈 뜨면 눈 치우러 다녔던 것 같아요.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는데, 거기 조교가 하는 이야기가
“작년에는 5월5일 어린이날 폭설왔었어.”
ㅋㅋㅋ왜 어린이날 눈이 왔을까요? 다른 평일도 많았을텐데, 간만에 쉬는 날 그것도 서울에서는 여름으로 들어간다고 속에는 반팔 입고 돌아다닐 시기에.
왜 그렇게 휴일날만 골라가면서 눈이 오고, 비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늘에서 장난치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침 부터 오는 눈을 보면서 3월이건 4월이건 혹은 5월에도 어디에선가 후배들이 열심히 눈을 치우고 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