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시작과 끝을 이어놓은 선이 아니라, 모든 순간을 같은 자리에 찍어 놓은 점이라면, 우리 삶은 탄생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진 것이다. 이는 인생에서 시간이란 긴 선을 뺀 결과물이다. 그러면 죽음은 미래가 아닌 현재가 된다.
인생이 시간의 긴 선 위를 따라가는 것이라면, 우리는 점점 죽음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곧 죽을 목숨이고, 삶이 아닌 죽음을 향해 광속으로 달려나가는 중이다.
인생에서 시간이란 선을 빼고 생각한다 한들, 시간의 긴 선대로 살아간다고 한들, 우리 삶의 유한함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얼마전 손흥민의 인터뷰가 인상 깊게 남는다. “20살 때는 몰랐는데, 지금 와서 보니 축구 선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지금이 너무 행복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삶의 유한함을 인지하는 순간 현재에 충실해지는 때가 온다. 가끔 지하철을 타러가는 아침 미세먼지 없는 하늘을 보면서, 수 십년 뒤에도 이러한 날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의 젊음, 피부의 탄력과 부모의 늙어감을 보며, 미래의 나를 상상하기도 한다.
나의 현재 겉모습, 껍데기는 내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지적, 영적 능력들은 쌓아 올릴 수 있지만, 겉모습은 그와는 반대다. 점점 흘러내려 사라진다. 나의 본모습이 내면에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동시에 나의 젊음은 무한하지 않다. 앞으로 10년, 20년 후면 나는 기성세대가 될 것이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 순간 순간을 허비하기에는 너무 아깝다.(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순간 순간을 내가 생각하는 옳은 방법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삶의 시작을 내 뜻대로 하지 못하였고, 살고자 산 것이 아니나, 나의 죽음도 내 뜻대로 하지 못할 것이고, 죽고자 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현재를 살며, 순간에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