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 갱도에서 반짝 반짝 빛나는 황금을 주워서 주머니에 넣는 꿈을 꾸었다. 자각몽은 아니었는데 낡은 갱도의 시커멓고 습기 가득한 바닥에서 영롱하게 빛나던 금빛이 강렬해서 꿈 속에서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나는 상황이 안좋을 때 예지몽 비슷한 것을 많이 꾸었던 것 같다. 커피가게를 할 때도 혹등고래와 함께 바다를 건너는 꿈을 꾸었고, 제주도에 집을 살 때도 무지개가 뜬 하늘에서 쌀이 비처럼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모든 시작은 삐걱대며 불길한 생각을 불러일으켰지만 꿈은 그 반대의 가능성을 잊지 말라고 늘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나는 인플레이션 헷지와 분산투자의 목적으로 코인의 세계에 발을 담궜다. 스팀이 떨어질 때마다 고팍스에 들러 틈틈이 분할 매수를 하고 파워업도 했다. 스팀을 포함해서 내가 매수한 암호화폐를 대할 때도 이건 꼭 대박나야해, 라는 부담 가득한 집착보다는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시장의 신호나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관찰한다 해도 내가 놓치는 부분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을 테니까.
최근 트럼프발 무역전쟁때문에 주식시장도 맥을 못추고 암호화폐 시장도 바닥을 다지는 건지, 아니면 지하실로 들어가는 건지 미궁 속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깨우친 진리는 차트는 언제나 사람을 속일 준비가 되어 있으며 호재는 악재이며, 악재가 호재라는 아이러니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언제나 현재에 드러난 표면-사실 과거이다-에 함몰되기 보다는, 이면에 숨어있는 미래에 포커스하는 것이었다.
최근의 황금을 주워서 주머니에 넣는 꿈은 걱정하지 말고 그저 이 순간을 즐기라고 내 의식이 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준 것 같다. 그래서 오늘밤도 다른 모든 밤과 마찬가지로 두 발 뻗고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었으면 좋겠다. 스팀을 달에 보내 놓고.
생각의 단편들
비, 데미안, K
어떤 혹등고래 위에서
누군가의 기억 속에 저장되는 것
꽃이 기다린다
파란 우연
산책자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준 것
도착을 더듬으며
춤추는 생각들
종이 눈꽃을 노리는 시간
출발하기 위해 도착한다
비 맞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