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람들은 심장은 차갑고, 영혼이 뜨거운 걸까. 다정다감하기보다는 새침하고, 정열적인 대신에 정의롭다. 공원이나 바닷가 그리고 지하철에서 늘 무엇인가를 읽고 있는 그들을 본다. 어딜 가나 의인의 동상밑에는 꽃이 놓여있다. 그들은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옳았던 일들과 옳지 않았던 일들에 대해서.
"이거 얼마죠?" 혹은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뭐죠?" 라고 잠깐 질문하는 동안 그들의 눈빛을 읽는다. 가끔 그들의 불친절함과 맞닥뜨려도 당황하지 않게 되었다. 친절이 노동이 되어선 안된다.
Café Verlet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까운 베흘레는 이틀 연달아 갔다. 첫날 마신 케냐AA의 맛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부는 흘렀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도 모던하다. 우리는 2층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셨는데 창밖을 보면 아름다운 식기가게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보였다. 그 집의 새하얀 접시를 다 사고 싶었지만 가격의 압박으로 윈도쇼핑만 실컷 했다.
L'Ebouillanté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밤에 발견한 홍차 가게이다. 낙엽이 떨어지는 세느 강가를 걷다가 따뜻한 걸 마시기 위해 잠시 머물렀다. 이층에 낮은 천장의 아늑한 공간이 숨어 있다. 홍차를 마시는 동안 비가 내렸고 땅에 누운 낙엽이 축축하게 젖었다.
The Caféothèque of Paris숙소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맛있고 예쁜 커피집이 있다는 건 행운이다. 대학가 근처이고 커피가 맛있어서 늘 붐비고 언제나 자리싸움이 치열한 곳이다.
컬러플한 새가 그러진 벽화를 멍한 눈으로 보며 오래 죽치고 앉아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는게 미안해서 계속 커피를 마신 날도 있었다. 미쉘양과 나는 매일 아침 여기서 그날의 일정을 계획하고 어딘가로 출발했다.
파리의 인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