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중국에서 사마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 사마의 미완의 책사를 봤습니다. 이 드라마는 다른 삼국지 드라마들과 다르게, 그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사마의라는 인물의 삶을 재조명합니다. 삼국지 빠돌이나 다름없는데, 사마의를 주인공으로 했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삼국지를 읽었습니다. 저자 나관중이 유비를 주인공으로 만들었고, 후반부엔 그의 측근이자 최고 지략가로 알려진 제갈량의 이야기가 주로 나오죠. 사마의는 제갈량에 맞선 인물입니다. 소설에선 제갈량보다 낮은 등급(?)으로 나오지만 결국 최종 승자는 사마의입니다.
소설 삼국지에선 사마의는 마지막에 나와서 운 좋게 승자가 된 것으로 나옵니다.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느낌으로 말이죠. 드라마에선 어떤 모습일까요..??
사마의 드라마는 총 2부로 나누어져있습니다. 1부는 미완의 책사, 2부는 최후의 승자라는 제목으로 각각 40회가 넘는 분량입니다. 1부에선 젊은 시절 사마의가 잠시 두각을 드러내는 부분까지 다루고, 2부에선 라이벌 제갈량을 만나 천하를 발 아래 놓는 것까지 다룹니다. 분량이 많아서 아직 반도 못봤어요 ㅋㅋㅋㅋㅋ
드라마는 조조가 천자(한나라의 황제)를 등에 엎고 권력을 강화하는 시점부터 시작됩니다. 사마의는 때가 오길 면밀히 관찰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난세라는 시대적 상황에 맞게 사마의는 눈에 띄지 않게 살았습니다. 한번 줄을 잘못 탔다간 집안이 몰살당하는 것이 비일비재한 시기였으니까요. 특히 능력위주의 인재를 채용하지만 의심이 많은 조조의 눈에서 벗어나려고 지독하게 노력합니다. 애초에 사마의는 누구 밑에서 일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닌척 하고 있던거지..) 조조의 밑으로 들어가면 자신이 감시당할 것이 불보듯 뻔했죠. 그래서 발악에 가까운 노력을 합니다.
한번은 쌀포대를 실은 마차의 바퀴에 두 발을 끼워넣은 뒤, 말에 채찍질을 해서 두 발을 부러뜨립니다. 걸을 수가 없게 됐으니, 관직을 받아봤자 무의미 하죠. 이런 방식으로 조조의 눈을 피하려고 노력합니다.
사마의 배역을 맡은 오수파분의 연기력도 정말 엄청나지만, 사마의라는 캐릭터 자체가 주도면밀하고 치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항상 편안한 표정의 사마의는 위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과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머리를 갖췄습니다. 게다가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습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죠.
이 때문에 조조는 더욱 그를 의심합니다. 자신의 수를 읽으면서 아닌척하기 때문입니다. 조조와 마찬가지로 사마의도 판을 만드는 인물입니다. 만일 그가 자신의 밑에서 일하지 않고, 적인 유비나 손권에게 넘어간다면 조조로썬 굉장히 귀찮은 일이 되는 셈이죠. 하지만 조조의 눈을 요리조리 잘 피해가는 사마의...
(조조가 중간에 딱 한번 사마의의 진짜 모습을 봤으나 눈 감아줬습니다.)
아직 반도 안봤지만, 이 드라마 정말 재밌습니다. 정통사극의 모습을 보이지만, 치밀하게 자신의 의도대로 판을 만들어가는 사마의와 주변의 중상모략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정치스릴러에 가깝습니다. 난세에서 살아가는 것은 외줄타기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국지를 읽었던 분들이라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사마의외에도 다스베이더급의 포스를 풍기는 조조와 태산같은 아버지 밑에서 조조를 뛰어넘기 위해 날개짓하는 아들 조비가 있어 드라마의 재미는 배가 됩니다.
초반부라서 아직은 사마의가 때뭍지 않았습니다. 난세를 끝내는데 일조를 하고 싶은 정의로운 자의 느낌이 나거든요. 하지만 사람은 항상 변하기 마련. 관직에 오르고, 주군을 모시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1부 미완의 책사 마지막까진 선한 모습을 유지할 것 같은데... 2부 최후의승자 예고편을 보니 제대로 흑화해서 폭주하는 모습이 담겨있더군요.. 우째 저리 된건지 ㅠㅠ
중국 드라마 수준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발전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 정통사극보다 훨씬 재밌어요;; 예고편 보시면 정말 깜짝 놀랄겁니다.
드라마 방영전에 군사연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습니다. 1,2부로 나뉘면서 중국 제목은 1부 대군사사마의 군사연맹, 2부 대군사사마의 호소용음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선 1부 미완의 책사, 2부 최후의 승자라는 제목으로 바뀌었습니다. (호소용음 = 호랑이는 포효하고, 용은 울부짖는다 이런 뜻이라고...)
1부 미완의 책사 예고편은 군사연맹 타이틀을 달고 있을 때의 티저예고편인데요, 2부 내용이 약간만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미완의 책사 예고편이란 이름으로 링크를 남겼습니다. 다른 예고편도 있지만, 마지막에 BGM과 함께 나오는 중달(사마의)의 대사를 보셨으면 해서 말이죠!
1부ㅡ 사마의 미완의 책사 예고편
2부ㅡ 사마의 최후의 승자 예고편
나중에 추가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초록글씨는 링크에요, Ctrl+마우스 좌클릭으로 새창에서 보세용 :)
사람의 인생이란, 그저 살고 죽는 것이 다가 아니다. 옳고 그름이 있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