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는 꽃이요, 그러기에 무정한 폭풍우에 흩날려 버리는 것이나,
순애는 달이다. 그러기에 달빛처럼 봄 가을 없이 영원한 것이다.
나는 너에게 다시 없을 나의 모든 순애를 주었다.
그것은 나의 젊음이 고갈되고 몸도 외향도 낡아버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변치 않을 달빛임을 나는 네게 이야기 할 수 있다.
눈을 감으면 바람 한점 불지 않아 흉지고 메마르고 휑했던 내 가슴속
맑게 젖셔준 한 여름 밤 너의 목소리를 나는 기억할 수 있다.
이제는 가을 밤 깊어질 즈음이면 기척 없이 찾아가 널 비출 수 있음이 내 복이로니
내가 너를 향했던 그 마음은 이 세상 모든것이 끝나 버린날까지도
봄 가을 따로하지 아니하고,
내가 지난 그세월 너에게 느꼇던 그것은 휘황찬란한 도심의 불빛보다 더 밝은
달빛이었다.
우리 젊었던날 피웠던 달콤한 꽃 향기도,
깜깜한 밤 어두운 서로의 앞길을 비추던 달빛도,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돌이켜보면 모두다 아름다웠음에
그것이 그저 꽃 한송이에 지나지 아니하였다면 우리 사이 불어닥친 폭풍우에
날카로운 꽃잎 서로의 마음 깊은곳 이리저리 베며 흩날려 버렸으리라.
서로의 젊음은 사라져버리고 지금 난 내 옆, 흰머리 가득한 당신의 손을 잡은채
평생을 그리하였듯 당신 젖가슴에 무거운 고개를 뉘이며 잠들어본다.
내가 잠에 든것인가 내가 꿈을 꾼 것인가하여.
깨어난 나는 너를 찾고 나를 비추고 있는 너의 달빛에 나는 안도하여
너를 꼬옥.. 안아본다.
(사진 : 러시아 사진작가 Irina Nedyalkova 2017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