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미 바이 유어 네임> - 안드레 애치먼

laylador(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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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집어 든 것은 거진 몇년 만이다. 셀 수도 없는 시간 동안 의도치 않게 소설이라는 장르를 멀리해 왔다. 영화로 먼저 만난 'Call Me By Your Name' 은 원작이 있다는 것과 루카 구안다니노 감독의 연출이라는 것만 간신히 알았던 정도. '콜미 바이 유어 네임' 은 1983년 여름 이탈리아 북부를 배경으로 한 17살의 엘리오와 대학원생 올리버의 사랑이야기이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각본 및 대부분이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지만 나는 그중 삽입된 음악을 영화의 강점으로 꼽는다. 음악이 얼마나 강렬했냐면, 소설을 읽으면서도 글자를 따라가기 바쁜 와중에 각 씬마다 배치된 음악이 귀에 생생히 들리는 듯 했다.


 구안다니노 감독이 연출을 맡기전 이 소설을 "과거를 기억하고 잃어버린 것들의 우울함에 탐닉하는 프루스트풍의 책"이라고 묘사했다는 점은 무척 흥미롭다. 이 이야기가 접근법인 반목 또는 비극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 순간에는 두 사람을 따라 가기를 원했다는 것 또한, 이 영화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 또한 영화속 아름다운 두사람의 모든 것을 쫓느라 바빴던 기억이 난다. 퀴어 영화가 아닌 그저 사랑 이야기, 성장 스토리 였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것이다. 소설 속에선 올리버를 향한 영화보다는 노골적이면서도 동시에 부끄러운 엘리오의 시선과 태도가 가득 담겨있는데, 영화에선 서로의 마음을 보일듯 말듯 긴장타는 상태가 더욱 강조된 듯 했다. 원작 소설과 똑같을 필요는 없지만, 미묘한 디테일이 달랐기에 비교하며 읽고 보는 재미가 컸다.

피아노 연주와 책이 삶의 전부인 열일곱 소년 엘리오는 이탈리아 해안가의 별장에서 여름을 맞이한다. 부모님은 책 출간을 앞두고 원고를 손봐야 하는 젊은 학자들을 초대하는데, 그해 여름 손님은 스물넷의 미국인 철학교수 올리버다. 엘리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신비한 매력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매료시키는 올리버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거침없이 빠져든다. 올리버는 엘리오가 다가갈 때마다 “나중에!”라며 피하지만, 결국 둘은 멈출 수 없는 사랑을 나눈다.



 영화 속엔 미술, 의상 그리고 배경 등 엄청난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버린다. 특히 엘리오의 저택 곳곳에 눈길을 두지 않을 수 없었는데, 빌라 엘바고니로 모스카차노의 17세기 무인 저택은 감독도 처음 구매하려고 할 정도 였다고. 이러한 아름다움은 조각상, 고고학, 책, 저택의 분위기, 음악,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눈빛 등 영화 모든 것에서 느낄 수 있다. 소설에선 이러한 비주얼을 직접 보고 느끼지 못하는 그 점이 아쉽고, 영화에선 소설에 묘사된 디테일들이 다 담기지 못해 아쉽다.


 안드레 애치먼은 미처 끝내지 못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속편 'Find Me' 파인드 미 에서 풀어냈다.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이 선사한 감동을 조금 더 간직하련다. 마지막 올리버의 전화를 받고 나서의 엘리오의 웃는듯 눈물을 흘리는 연기, 그리고 그를 뒤로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그대로인 시간 그 자체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꼭 읽어야 했던, 실로 오랜만에 집은 소설. 영화를 즐겁게 감상한 사람이라면 소설도 분명 즐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콜미 바이 유어 네임> - 안드레 애치먼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