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당첨금 판례
안녕하세요. 분위기도 어수선한 오늘, 재미있는 판례를 하나 소개해볼까 합니다. 가끔 친구들과 술마시고 헤어지는 길에 기념으로 같이 로또를 사곤 하는데요. 같이 산 로또가 당첨된다면 그 당첨금은 누구 것으로 봐야할까요?
사실관계
김비트(가명)는 자신이 즐겨 찾는 홍아더가 운영하는 다방에서 다방종업원인 스텔라에게 2,000원을 주면서 복권을 사오도록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스텔라가 사온 복권을 김비트, 홍아더, 스텔라, 그리고 다른 종업원 이트론 4명이 다방 탁자에 둘러앉아 각자 복권을 한 장씩 나누어 긁었는데요. 그 결과는? 두구두구두구...
그 중에서 스텔라와 이트론이 긁은 복권이 1,000원에 당첨됐어요
이트론은 1,000원에 당첨된 복권 2장으로 다시 복권 4장을 교환하여 와서는 다방 탁자에 함께 둘러앉아 '한 장씩 골라잡아 땡'이라고 하면서 한 장씩 골라잡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텔라와 홍아더가 확인한 복권 2장이 각 2,000만 원에 당첨된 것 아니겠어요?
이에 스텔라는 기쁜 나머지 당시 다방에 있던 손님들에게 자신이 긁어 당첨된 복권을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기도 하였는데, 때마침 다방손님들이 엽차를 달라고 하는 등 다방업무를 보아야 했던 관계로 당첨된 복권 한 장을 탁자 위에 놓아두고 그 자리를 떴습니다. 다방주인이었던 홍아더는 김비트에게 복권을 주었구요.
그런데 김비트는 스텔라가 긁어 당첨된 복권을 허락도 없이 가지고 나갔고, 당첨금을 달라는 스텔라의 요구를 무시하였습니다. 이에 스텔라는 김비트를 횡령죄로 고소합니다.
법원의 판단
원심에서는 "김비트는 자신이 돈을 내어 사온 복권에 대하여 스텔라 등이 김비트를 대신하여 긁어 확인하여 주고 고액으로 당첨되면 김비트가 당첨금 중 일부를 스텔라 등에게 은혜적으로 지급하여 주겠지 하는 내심의 생각이 있었을 뿐"이라며 횡령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손님인 김비트와 다방주인 홍아더, 다방종업원 스텔라 등이 평소 친숙한 사이인 점, 복권 1장의 값이 500원에 지나지 아니하는 점, 첫 번째 복권 4장 중 스텔라 및 이트론이 긁어 확인한 복권 2장이 1,000원씩에 당첨되었을 때에도 이를 두 번째 복권 4장으로 교환하여 와서는 이를 4명이 그 자리에서 각자 한 장씩 골라잡아 당첨 여부를 확인한 점 등에 비추어, 만일 각자 나누어 가진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복권 중 어느 누구의 복권이 당첨되더라도 그 자리에서 함께 복권을 나누어 확인한 사람들이 공동으로 당첨의 이익을 누리기로 하는, 즉 당첨금을 공평하게 나누거나,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0.11.10 선고 2000도4335 판결).
따라서 복권을 긁은 자가 누구인지를 따질 것 없이 당첨금 전액을 위 네 명이 나누어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텔라의 반환요구를 거절한 김비트에게 횡령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