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가서 졸고 온 적은 실로 오랜만입니다. 그것도 라이온킹을 보러가서 그랬다니 원작에 너무 미안해질 지경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더빙판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요즘 라이온킹 TV 광고를 참 많이도 하죠. 덕분에 아들이 킹라이온 보러가자고 며칠전부터 노래를 불러서 지난 일요일에 결국 예매를 하고 다녀왔습니다.
암만 영어유치원 다니는 아이라 하더라도 5세에게는 원어보다는 더빙이 알아듣기 쉽겠지 싶어서 더빙으로 예매를 했어요.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아들이랑 같이 보는 영화는 이번이 두번째 인데, 첫번째는 뽀로로 극장판 공룡섬 대모험이었습니다. 극장 들어가기전에 먹을 것도 사고 만반의 준비를 했죠.
동물의 왕국 다큐멘터리 도입부 같은 화려한 그래픽에 잠시 놀라고서는 시작한 지 30분만에 졸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원작은 캐릭터들의 표정이 정말 실감나는데 반해 얘들은 다 무표정이에요. 너무 실사화 시켜버렸습니다.기쁠때 안기쁘고, 슬플때 안슬퍼요.
게다가 무표정인데 더빙은 얼굴표정이랑 전혀 안어울리고 뭔가 몰입하기 힘들었습니다. 어릴적 느꼈던 그 감동이 없었던건 단순히 제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은 아니겠죠? 아직 영화보면서 울컥하는 나이랍니다.
그래도 아들은 잘 봤답니다. 재밌었답니다. 물론 물어보면 뭐든 재밌고 좋았다고 대답하는 아들이라 미심쩍긴 하지만 돈은 완전 날린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보시려면 더빙판 말고 일반판 보세요. 아이들하고 같이봐도 영어공부라도 시킬 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