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from @inhigh
이번 대회에서의 솔직한 목표는 강자들과 더 많이 플레이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은
1. 1라운드에서 만난다
2. 만날 때까지 지지 않는다
였습니다.
방식이 스위스 룰(1라운드 랜덤매칭 후 승수가 비슷한 사람끼리 경기가 매칭괴는 룰. 단, 만났던 상대와는 만나지 않습니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페어링을 보니 제가 1라운드에서 만난 분은 남성우 現 初단(당시에는 기사가 아니었으나 현 기준으로 썼습니다.)이었습니다.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남성우 初단은 거의 대회만 나가면 붙는 것 같습니다. 사실 대회에서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었으나 이후 제가 출전한 4경기 전부에서 만나게 되는 인연 혹은 악연을 가지게 됩니다. 이상 스포일러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대회에선 처음 만나는 분이기에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플레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약간의 긴장감은 있었으나 온라인에선 여러 번 대국해본 분이기에 아예 모른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또한 온라인에서의 대국은 제가 좀 더 많은 승리를 가져왔다 생각되어서 온라인과 비슷한 플레이가 이어지자 중간부터는 살짝 풀어진 것 같습니다.
왜 항상 대회에서 긴장을 풀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긴장이 풀어지는 걸까요? 정말 미스터리네요.
그렇게 플레이하던 도중 중후반에 역시나 불리해진 상황을 눈치채고 초조해졌습니다. 1라운드부터 져버리면 사실상 강자들은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때문에 그때부턴 정신 차리고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꼬여버린 게임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더군요.
결국 첫경기는 제가 37-27로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집중하였다면 못 이길 상대도 아니었는데 지고 나니 약간 충격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것보다도 1라운드, 혹은 2라운드까지만 승리를 거두면 강자들을 만날 수 있어서 그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1라운드부터 지고 나니 대회에서 그런 강자들을 만날 기회를 빼앗긴 것 같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저의 편이었던 건지 변덕이었던 건지 어마어마한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지난 세계대회 우승자이자 올해도 우승후보 1순위인 타카나시 유스케 9단이 1라운드에서 패배한 것인데요. 타카나시 9단을 꺾은 선수는 우리나라의 이춘애 初단이었습니다(아마 이 대회에서 初단을 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굉장히 잘하시는 분이지만 세계 1위를 꺾으시다니.. 본인도 얼떨떨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진짜 당시 대회장이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버렸습니다. 아마 중계되고 있었다면 전 세계 오델러들이 다 깜짝 놀랐겠죠?
어쨌든 그런 어마어마한 이변이 일어난 이후, 2라운드 페어링이 진행되었습니다. 같은 1패이기 때문에 어쩌면 타카나시 9단과 만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페어링은 다른 사람과 되었습니다.
어린 학생으로 보였는데 오델로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사실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결과를 쭉 훑어보니 타카나시 9단 또한 승리하며 1승 1패의 성적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자서전이 너무 길게 늘어진 감은 있지만 어쨌든 마무리지으려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