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잡담 14 - 뚱뚱함에 관하여

krapfred(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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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가 비만이었다.

'우량아'라는 말은
'어머 축하드려요! 그런데 아기가 비만이네요?'
라고 할 순 없으니 아마도 그냥 했던 말일 것이다.


국민학교 입학 후 초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신체검사' 라는 걸 하는데,

매년 8센치, 10키로씩 늘었다.

다들 그런 줄 알았다.


옷을 살 때 '프리 사이즈' 라는 말을 싫어한다.

누굴 위한 '프리'인거냐?


일본 남자용 유카타의 사이즈 표현 중에

'보통 - 비만 - 초비만' 라고 해두는 곳도 있다.
(그나마 '비만'이었다. 앗싸)


유학 시절 처음 체중이 줄었다.

돈이 없어 굶어봤기 때문이다.

'아 굶어야 살이 빠지는거로구나'
인생 첫 자각


이후 하루 한끼 생활이 시작 되어

그나마 누군가가 말하는
(키-100)×0.9 의 몸무게를 조금은 유지하게 되었었다.(과거형)


비어있는 밥솥을 보고는 어머니께선 말씀하신다.

'무슨 안좋은 일 있었니?'

스트레스 받는 날은 폭식이기 때문이다.


살 빠지면 늙어보인다 - 고한다.

내 경우에는 얼굴부터 빠지기 시작해서,
어딘가쯤 있는 옆구리 라인이 생기고, 엉덩이가 쳐진다.

아마도 복부는 내장 지방이리라. -ㅅ-


커피와 자몽이 살빠지는데 좋다는 소릴 들으셨는지

어머니께서 잔뜩 사다 놓으셨었다.

"나 고혈압인데?"(고혈압약 중 내가 복용하는 약에 자몽류는 치명적이다)


고혈압 동지인 모 카메라 감독님은 위로랍시고 말한다.

"후레드, 너는 그래도 고지혈이랑 당뇨는 없잖아."

어이구 예예;


친구가 옷을 줬다.

"나한텐 커. XL야"

친구야, XL라고 다 같은 XL가 아냐.


옛 여자친구가 셔츠 선물을 해줬는데 한번을 못 입었다.

"XL인데 왜 못 입어?"

응, '슬림핏'이잖아.


디스퀘어드 청바지를 선물 받았다.

"너한테 딱일거야."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긴 스타일리스트 누나.

오오, 딱 맞는다.

"넌 배만 나온거야."

음? 뭔가 이상한데?


쓰다보니 개그 글이 되어간다.

그래도 생각나면 써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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