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무엇을 먹일까?
아기를 키우다보면 누구나 맞닥뜨리는 고민, 무엇을 먹일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먹일 것인가 이다. 큼이는 처음 6개월은 모유수유를 했고 분유도 먹였다. 8~9개월부터는 이유식을 시작해서 12개월이 지나서면서는 밥을 조금씩 먹이고 있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모유수유를 하느냐, 분유를 먹이느냐 하는 이슈가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큼이 엄마도 처음에 모유가 안 나와서 한참을 고생했다. 아기는 배고프다고 울어대는데, 모유는 안 나오고 가슴엔 멍울이 져서 아프고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면서 나도 참 마음이 아팠다. 아빠가 대신 젖을 물릴 수도 없잖은가. (도대체 남자는 젖꼭지가 왜 있는 거야?) 힘들면 모유수유 안 해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아내는 포기하지 않고 가슴 마사지도 받고 하루 종일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노력하더니 결국 젖이 돌기 시작해서 모유수유에 성공했다.
모유수유가 끝난 후 분유와 이유식을 먹이기 시작했는데, 아빠육아를 하면서 이유식 제조는 내 담당이 되었다. 엄마가 이유식을 만들 때는 정성껏 재료도 따로 볶고, 보기에도 예쁘게 요리하지만 아빠가 이유식을 만들면 ‘그저 배 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다’는 논리로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팔팔 끓여서 조리한다. 그래도 우리 큼이는 맛있게 냠냠 먹고 쑥쑥 잘 자라났다.
나는 최대한 아기에게 과일이든 야채든 재료들을 직접 만져보게 해주었다. 그림책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사과, 당근, 귤을 보면 정말 신기해하고 다 깨물어본다. 자기가 먹고 있는 요리가 무슨 재료로 만들어진 것인지, 그리고 그 재료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자급자족을 하던 옛날에는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키운 작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하게 재료를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나쁜 재료를 쓸 일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유통 구조가 복잡해지고 먹거리에 이윤을 추구하는 상술이 끼어들면서 믿고 먹을 만한 재료를 찾는 일이 하늘에 별 따기다. 오늘 저녁 먹은 요리에 들어간 재료가 무엇인지, 누가 만들었는지, 유통과정에서 냉장보관은 잘했는지 등등 최종 소비자는 전혀 알 길이 없다. 그저 믿고 먹는 수밖에.
그러나 내가 먹는 것은 그렇다 쳐도, 아기에게는 아무것이나 먹일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부부는 믿을 수 있는 재료를 쓰기 위해 아기에게 먹일 과일이나 야채는 되도록 친환경 슈퍼(혹은 생협)에서 구입한다. 물론 가끔 보면 가격이 너무 비싸서 마음껏 쇼핑을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언젠가 내가 직접 농사를 지어서 아기에게 먹일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다.
아기에게 먹여도 되는 재료와 먹이면 안 되는 재료 정보는 책에 워낙 많이 나와 있으니 자세한 것은 책을 찾아보면 된다! 간단하게 몇 가지 기억나는 것만 적어보면 돌이 지나기 전까지 먹이면 안 되는 음식에는 꿀, 견과류, 뼈가 있는 어류, 조개류, 복숭아 등이 있다.
무엇을 먹일지도 고민이지만 얼마나 먹일지도 고민이 많이 된다. 얼마나 먹는 게 정량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보아빠는 아기가 예쁘게 입을 벌리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먹을 것을 계속 주다가 여러 번 토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이건 어떻게 알 방법이 없다. 그저 아기는 배불러도 계속 먹기 때문에 부모가 먹는 양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 이상은 안 주는 방법을 써야 한다.
아기가 먹는 재료에 대해서는 민감하지만 그렇다고 철저하게 ‘이것은 먹어도 되고, 이것은 절대 안 돼.’ 이런 기준은 따로 없다. 과자를 먹이기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가끔 먹인다. 내가 아기에게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인다고 하면 대부분 깜짝 놀라고 먹이지 말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먹는 것에는 그렇게 민감하게 생각하면서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난 아기의 건강에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산 바로 아래라서 서울이지만 그나마 공기가 좋은 편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사 가고 싶은 곳의 첫 번째 기준도 공기가 좋은 곳이다.
내가 사람들에게 공기 좋은 곳에 가서 살고 싶다고 얘기 하면 이상하게 쳐다본다. "다들 서울에서 잘 살고 있는데 너만 유난이냐?", "공기 좋은 데는 나중에 나이 들어서 가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들 말하지만 아무도 건강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 같다. 서울에서 다들 잘살고 있는 게 아니라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건강을 잃고 공기 좋은 곳에 가는 것보다 건강을 잃기 전에 자연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아빠가 되기 전까지는 건강한 먹거리에도 관심이 없었고, 공기가 좋든 나쁘든 서울이 가장 좋았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는 믿을 수 있는 음식을 먹이고, 공기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최고이고, 깨끗한 자연이 건강에 가장 좋다.
덧.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좋은 교육과 일자리를 위해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우리들은 자녀들이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에 다시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가고 싶어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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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book 의 세번째 연재작은 좌충우돌 아빠의 육아일기 <워킹파파 일하랴 집보랴 애보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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