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 3시에 카페에 아이 한명과 여성들이 몰려있다. 모두 젊은 여성이고 아이는 4살쯤 되어보인다. 아이에게 재롱을 요구하고 끊임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새벽 3시에 깨어있는 것도 아이에게는 좋지 않을텐데, 눈 앞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연신 터트리고 있다. 칸막이 너머에 있는 나도 눈이 피곤해질 정도인데 새벽 3시에 깨어있는 4살짜리 아이에게는 어떨까. 아이에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도 참 보기에 좋지 않다. 결혼율, 출산율이 낮아서인가, 요즘은 어린 아이를 바라보는 태도가 동물원의 원숭이를 바라보는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길 가다 마주친 강아지에게 "손!"하듯 아이를 대한다.
내가 지나치게 보수적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아이가 저리 취급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나는 내 아이 뿐 아니라 내 애완견조차도 내 관리감독 없이 타인과 접촉하지 않길 원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애완동물도 대접이 좋은 시대이며 동물의 생존권에 관심이 많은 시대라지만, 근본적으로 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동등한 인간을 대하는 태도는 다르다. 참 슬프게도 어린아이, 병자, 노인을 대하는 태도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유사하다.
'나는 무엇인가?'하는 문제는 역사에 걸쳐 인간이 품은 가장 주요한 의문이다. 이 의문에 답할 인지능력이 형성되는 기간이 유년기이다. 백번 양보해서 자유의지가 존재한다고 가정해도, 의지의 틀이 형성되는 시기가 유년기이며 유년기에는 타인에 의해 인지가 형성될 수 밖에 없는 시기이다. 흉악 범죄자들의 양육과정을 살펴보라. 어느 누가 그런 가정에서 정상적인 인지를 형성할 수 있었겠는가?
7시간동안 앉아서 글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애꿎은 사람들을 욕하고 있다. 오늘도 글 한편 쓰지 않고 돌아가기는 싫어 이런 글이라도 쓰고 있는 나를 반성한다. 변명하자면 생일이라고 여기저기 불려다니다 보니 머리가 텅텅 비었다. 휴식은 재충전이라는데 나는 항상 쉬고 나면 바보가 되어버린다. 이리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글이 잘 나오지 않으니 친구나 불러서 수다나 떨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