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정론을 지지합니다. 어떤 흉악한 범죄자라 하여도, 내가 그 사람의 몸을 가지고 그 사람의 경험을 그대로 받았다면 나 또한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 악하기에 악인을 심판할 수 없을까요? 오늘 richann 님의 글을 읽고 답변하는 도중 제 생각을 정리할 기회가 있어 댓글을 조금 인용합니다.
한번씩 심각한 모욕을 참지 못 한 사람이 모욕한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건이 보도되곤 합니다. 모욕의 수위가 지나칠 경우 우리는 '맞을만하네', '나라도 때렸다' 같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모욕을 당한 자는 상대에게 상해를 입혀도 된다'는 조항을 둘 수 없듯, 자연스레 생길 수 있는 마음이라 하여 그것이 사회에서 허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필립 짐바르도의 죄수실험,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실험 등도 이를 강하게 지지하지요. 따라서 '나만은 저 자리에서도 선함을 유지하며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야'와 같은 오만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CJ의 경영진이었다면 같은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군함도를 밀어주고, 이에 대한 비판에 정책엔 문제가 없으며 군함도를 밀어주기 위함이 아니라, 단순히 군함도가 인기 있을 영화이기에 상영하는 것 뿐이라 해명했겠죠.
그래서 더욱 법과 제도가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천사가 아니기에, 우리 모두가 마음에 이기심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을 억누를 법과 제도가 필요합니다.
국회에 계류하고 있는 법안 중 대형 배급사의 상영, 배급 겸영 금지와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하나의 영화를 일정 비율 이상 상영하는 것을 금지하며 최소 하나의 스크린에는 독점영화를 할당해야 한다는 법안이 있습니다.
국민들이 그러한 정책에 지지하며, CJ의 행태에 반대한다는 것을 표현하여야 의원들이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그러한 법안들에게 효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로 이해해주어서는 안 됩니다.
글에서 언급한 실험들은 유명하기도 하고 예전에 철학이야기#2에서 소개를 하기도 했습니다. @richann 님의 글의 소재가 CJ의 상영, 배급 겸영을 통한 독점이었기에 이에 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논의를 계속하면, 우리 모두 사회에 건전함을 해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에, 사회를 해치지 않는 현재의 시각이 중요합니다. '나조차도' 이기심에 휘둘려 사회의 건전함을 해치는 행동을 할 자질을 속에 품고 있기에 그릇된 행동을 하지 않는 지금, 사회에 요구해야합니다.
'나조차도' 무너질 수 있기에, 나를 억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존 롤스의 무지의 장막과 비슷한 개념을 이야기했네요. 거기에 결정론을 통해 당위성을 살짝 얹었습니다. 결정론에 기반한 윤리와 사회제도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생각도 정리가 되고 문장도 훨씬 깔끔하게 쓰여져서 짧은 글이지만 이렇게 따로 써봅니다.
사실 오늘은 하루종일 소설을 썼어요. 5일이나 업로드를 하지 않아서 오늘은 꼭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처럼 문장이 나오질 않네요. 나온 문장도 별로 마음에 들지가 않아요. 제가 사실 저에게 굉장히 관대한 사람이라 어지간하면 내가 한건 다 마음에 들거든요. 제가 마음에 안 들면 그건 정말로 후진거에요...
이제 자고 새벽에 마무리해서 꼭!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려 주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아니다. 친구끼리는 미안하다 하지 않는다니 하나도 안 미안합니다. 내 글 읽으시려면 열심히 기다리셔야 할 겁니다! ㅋㅋ 아, 우리, 친구는 아닌가요? 그럼 오늘부터 친구합시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