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태를 평가하는 다양한 척도들이 있다. 그 누구도 어떤 척도가 더 특별하다거나, 중요하다고 할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제각각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척도로 사람의 마음을 평가한다. 남의 속마음을 알기 어렵고 안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이야기 하는건 실례이기에 이 과정은 대부분 자신을 진단하는데 이용된다. 그리고 내가 지금 살피는 척도는 불만족이다.
잠깐 산책을 하기 위해 옷걸이를 살피다 봄, 가을에 입는 옷을 보았다. 나는 그 옷과, 그 옷에 받쳐 입을 셔츠를 고르는데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한눈에 마음에 들었던 옷이다. 하지만 그 옷을 입을 날이 별로 없다. 나는 그 사실에 불평을 하려고 했다. 기후변화로 겨울이 앞당겨졌다거나, 이전에도 여러번 이야기 했던 것처럼 가을이 아름답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예전 생각이 났다. 날씨가 추우면 추운데로 산책하며 얼굴에 닿는 차가운 공기를 즐기고, 추우면 옷을 껴입을 수 있는데 덥다고 다 벗을 수 없으니 추운게 낫다던 나, 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뒤덮고 있어도 나름의 멋이 있다며 사이버펑크 느낌이 난다며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내가 생각났다. 낙관이 항상 옳은건 아니다. 오히려 비관이 옳을 때가 더 많다. 하지만 현실을 부정하는 정도가 아닌, 그리고 해가 될 것 없는 낙관은 아무리 품어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