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것은 놀라운 경험입니다. 스팀잇에서도 여러번 강조하였지만, 개인의 힘으로는 도달하는데 오랜 세월이 걸리거나 심지어는 도달할 수 없는 새로운 사고의 지평에 이르게 해주는 것이 바로 생각의 공유입니다. 이는 개인 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도 해당합니다. 인류가 이토록 발전할 수 있었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대를 넘어서 생각과 느낌을 전승하는 언어와 문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것은 그저 놀라운 경험일 뿐 아니라, 위대한 경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통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관념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저는 '남들도 다 하는 말'을 최대한 적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나만이 도달할 수 있는 사고가 있다는 오만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생각과 느낌이 담기지 않은 표현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아마 제가 평소에 다는 댓글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최대한 댓글을 장문으로 글에 대한 감상을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한 진심이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고, 정말 보잘 것 없는 짧은 생각일지라도 저자 입장에서 독자 여러분들이 스스로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시는 것이 얼마나 보람차고 즐거운 일인지 알기에 다른 저자 분들의 글에도 한명의 충실한 독자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솔직함을 잃고 살기 쉽습니다.
등 다양한 이유로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는 일을 피합니다. 또한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됩니다. 가령 "언제 술 한잔 하자." 같은 이야기가 있겠죠? 저는 그런 친구와 정말로 술을 한잔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정말로 만날 의사가 있는 경우, 아무리 바빠도 "11월쯤엔 시간 되냐?"하고 묻겠죠.
미디어에서 나쁜 면만 보이는 익명성은 이러한 장점도 있습니다. 굳이 관계 유지를 위해 가식적인 말을 할 필요가 없거든요. 특정인과 마찰이 생기면 평생 귀찮을 수 있는 현실의 삶과 다르게 익명성에 기댄 삶은 그러한 걱정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문자로 남긴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말은 휘발성이 있어 이것이 와전되면 걷잡을 수 없는 오해가 생기곤 하지만 글은 영속적이며 증거가 남습니다. 오해를 풀기에도 훨씬 적합한 도구죠. 또한 활자 앞에서 우리는 감정을 억누르기 쉬워집니다. 말로써 이루어지는 대화는 감정이 앞서기가 쉽습니다. 커플들도 싸우고 난 후에 편지를 쓰곤 하죠? 얼굴을 보고 말을 하다보면 감정이 앞서버릴까 두려워 감정을 잠재우고 차분하게 글로 갈등을 풀어나갑니다.
이처럼 익명성에 기댄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히려 현실의 삶보다 정직하고, 진솔할 수도 있습니다.
'남들도 다 하는 말'을 지양한다는 것은 결국 달리 말하면 '나만이 할 수 있는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말'이란 내 정체성을 드러내는 말이구요. 익명성에 기대어 주체가 명확하게 있는 나 자신만의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역설로 다가옵니다.
아, 이렇게 써놓고 보니 왠지 현실에서 진솔하게 생각 나눌 친구도 하나 없는 사람처럼 보이네요. 오해하지 마세요, 저 친구 많습니다! 별로 잘 쓰여진 글이 아니라서 명확하게 느낌을 전달하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공감하실 분들은 공감하실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