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아니,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해야겠군요. 혹자는 이러한 변화는 허상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합니다. 혹은 변화의 순간임은 긍정하지만, 그러한 변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스팀잇에 계신 암호화폐에 친숙한 여러분들은 우리가 변화의 순간에 있음을 여지 없이 받아들이고 계시겠지요. 또한 그 변화라는 것이 마냥 걱정하고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아실겁니다.
스팀잇 혹은 다른 암호화폐를 소개할 때 한번쯤 겪을법한 일입니다. 암호화폐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도 이러한 의문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암호화폐를 높게 평가하는 강연들에서도 암호화폐의 기반기술이 얼마나 놀라운가, 이러한 암호화폐가 자리잡으면 얼마나 간편해질 것인가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블럭체인 기술에서 나오는 투명성, 안정성과 가상화폐로서 가지고 있는 편리함 등을 주로 다루게 되지요. 그렇다면 결국 암호화폐는 그 기반기술만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계속해서 답하기 전에 우선 게임의 가상화폐를 살펴보겠습니다. 게임 내 재화에 대한 가치는 아무도 보증하지 않습니다. 게임사가 파산하면서 서버를 종료하면 재화가 증발할 것이고, 잘못된 운영으로 사용자가 급감하거나 재화의 가치가 폭락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내 재화를 현금과 거래하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게임 내에서만큼은' 유형의 자산인 게임 내 재화가 아닌 게임의 등급을 대신해서 올려주는 서비스(약관위반이며 지탄의 대상이지만)까지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결과 또한 누구도 보증해주지 않습니다. 이러한 재화와 서비스를 투기나 도박처럼 여기며 매매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주식거래도 같습니다. 하지만 주식거래를 투기나 도박의 목적만 가졌으며 이를 사기라 할 수 있을까요? 주식의 가치도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언제나 회사는 도산의 위험을 가지고 있으며 회사의 운영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또한 환율차익을 노리고 외화를 구매하는 사람도 많지만 달러화를 투기와 도박의 목적이라 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 또한 누구도 그 가치를 진정으로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달러화, 원화 모두 가치가 변하며 언제 어떤 일로 급격한 변화가 있을 지 모릅니다. 단지 국가는 국민들의 공익을 위하기에 변동폭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할 것이라는 것 뿐이지요. 하지만 그 어떤 부단한 노력도 진정 가치를 보장할 순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러한 관념을 가질까요? 이는 상당부분 도입부에서 말씀드린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어느정도 섞여있습니다. 이를 과거의 화폐와 변화를 통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최초의 거래는 물물교환이었습니다. 아마 과거로 갈수록 생존에 필수적인 재화간의 교환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돌도끼와 가죽 등을 거래하는 방식으로요. 그 후 생존에 필수적인 재화가 아닌, 사치품에 속하는 재화들도 교환의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아마 예쁜 조개껍질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돌도끼와 교환이 가능한 재화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었겠지요. 사회는 이처럼 계속해서 복잡해지는데 물물교환만 행하기엔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너무나도 힘이 드는 일이니까요. 이러한 배경을 통해 탄생한 것이 화폐입니다.
초기의 화폐는 귀금속으로 만들어져 화폐 자체가 가치를 지녔습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금화, 은화가 있지요. 금속으로 만들어져 여전히 어느정도의 무게는 지니지만 그 화폐로 살 수 있는 재화의 무게에 비하면 아주 가벼운 축에 속했고, 따라서 지배적인 화폐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도끼와 가죽을 교환하던 과거의 인류에게 금화를 내밀며, 금화가 훨씬 가치 있는 존재라며 거래를 하자고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그 시대 인류에게 금화는 너무나도 놀라운 기술의 부산물이라 교환을 할 것이라는 가정은 배제한다면 분명 그들에겐 가치가 없는 물건입니다. 금화도 결국 일종의 물물교환이었던 것이죠. 금이라는 것이 가치가 있기에 화폐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재화였습니다.
이러한 금화의 기능을 이어서 금본위제, 은본위제를 바탕으로 한 지폐가 탄생했습니다. 화폐에 기록된 단위만큼 금 혹은 은으로 바꿀 수 있는 종이를 국가에서 발행한 것입니다. 이 시점에 금화를 사용하던 고대 로마인을 데려와서 이 종이가 당신의 금화와 동등한 가치를 가지니 나의 지폐와 당신의 금화를 교환하자고 하면 어떻게 반응할까요.
이후 금본위제, 은본위제가 폐지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금, 은으로 교환해주겠다는 국가의 보증만이 있었으니 일정부분 신용을 기초로 기능했지만, 이 순간부터 지폐는 국가의 보증이라는 관념적인 사실만 남았습니다. 그렇다하여 우리가 달러화를 가치 없는 종이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금본위제를 다시 실행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금본위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무 것도 보증하지 않는 현재의 지폐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화폐는 물물교환의 연장입니다. 각 재화가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가는 시대에 따라 변하며 어떤 재화가 주도적으로 물물교환의 화폐역할을 하는지 또한 시대와 함께 변합니다.
암호화폐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는 알 수 없지만, 지폐를 떠나 점점 가상화폐(본글에서는 암호화폐와 가상화폐를 분리하여 사용, 지폐의 형태가 아닌 가상화폐를 지칭)의 사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이러한 변화가 화폐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자명합니다. 정신병은 더 이상 병든 영혼의 작용이 아니라 신경물질의 작용이며 인간 뿐 아니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도 점점 신비로운 존재에서 설명가능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간은 또 어떤 발견을 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러한 발견은 당연히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겠지요.
이러한 변화를 앞두고 우리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할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 이 글을 읽어내려가실 여러분들의 입장에서 글을 읽어보려했더니 도저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감을 못 잡겠습니다. 글을 직접 쓴 저도 이런 생각이 문득 드는데 이 글을 읽어내려오셨을 여러분들은 오죽할까요.
하지만 이 공간은 계속 이런 글들로 채워가고 싶습니다. 그저 생각나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고 나누며, 여러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글이라는건 꼭 메세지가 있어야하는게 아니라 생각해요. 글이 좋으면 좋은 대로 새로운 주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글이 나쁘면 나쁜 대로 반박할 거리를 찾으니까요.
부정적인 피드백도 환영합니다! 혹시 너무 정신이 없다 싶으면 말씀해주세요. 다음부터는 최대한 정갈하게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이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정신도 없고 영어로 번역할 기운도 없네요. 다음 주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