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과 같은 메세지, "왜 알아야 해?" - 블레이드 러너 2049(Blade Runner 2049)

kmlee(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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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의 다양한 요소들은 고평가 받으며 재생산 되었습니다. 동아시아어(한중일)이 가득한 거리, 강렬한 네온사인, 거리를 뒤덮은 스모그, 몽환적인 음악까지 계속해서 재생산 됩니다. 심지어는 Like tears in rain이라는 대사까지도 계속해서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요. 인간의 창조물의 정체성과 내적갈등, 자신을 도구로만 취급하는 인간에 대한 반감까지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나타납니다. 최근에 소개하기도 했던 출시예정작,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Detroit: Become Human)에서도 이를 표현하고 있지요. 위쳐의 제작사인 CD Projekt Red에서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Cyberpunk 2077을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영화의 요소는 "왜 알아야 해?"라는 메세지입니다. 전작도, 후속작도 영화는 꾸준히 의문을 남깁니다.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답해주는게 없습니다. 데커드는 인조인간인 레플리컨트인가는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도 해결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계승되어 케이가 무엇인가로 나타납니다. 레이첼과 데커드의 사랑은 조이와 케이의 사랑으로 계승되어 진정한 사랑인가, 설계된 것인가 하는 의문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이 외에도 인물들 제각각에게는 다양한 의문이 생기며, 영화가 끝나고도 명쾌하게 알 수 없습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차별의 시작이 어디인지를 알려줍니다. More human than human(인간보다 인간답게)라는 슬로건에 의해 만들어진 레플리컨트들은, 특별한 방법 없이는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움에도 이들이 레플리컨트라는 사실을 안다는 이유만으로도 차별이 시작됩니다. 예전에 소개한 적 있었던 책에서 저자인 노인은 젊어서부터 꾸준히 수영을 했던 자신을 향한 "아직도"라는 말에 차별적인 시각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이어가는 것을 칭찬하는 말이었음에도 노인은 상처를 받은 것이지요. 자신이 노인이 아니었다면 '아직도'와 같은 수식어는 없었을테니까요. 최근에 소개한 사가에서도 유사한 주제가 표현 되지요. 외형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랜드폴의 인종과 리스의 인종. 하지만 외형적인 요소를 숨기면 쉽게 구분도 안 되는 이들에게, 외형적인 차이를 인지한 순간 차별적 시각을 내비칩니다.

인간의 본성은 무리짓기입니다. 사람들은 무작위로 나누어 다른 색 티셔츠를 입게 하면, 같은 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끼리 쉽게 공통점을 찾고 배타적인 내집단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무작위로 나뉘어 다른 색 티셔츠를 입은 구성원과도 동일한 수준의 공통점이 있음이 분명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구분은 차별의 시작입니다. 앎은 차별의 시작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왜 알아야 해?"라는 영화의 메세지는 강렬합니다. Like tears in rain이라는 감각적인 대사, 차별적인 사회에서 레플리컨트들의 몸부림보다도 강렬한 메세지를 지닌 것이 영화의 표현 방식에서 나타납니다. 대사를 통해서, 행동을 통해서, 영화에서 나타난 것들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는게 아니라 표현하지 않음으로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요즘의 문화컨텐츠는 친절합니다. 등장인물들의 목적, 의도, 결과까지도 뚜렷하게 나타내며 에필로그에서 등장인물의 나레이션을 통해 후에 사건 후에 어떤 변화가 찾아왔는지조차도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불친절한 표현법조차도 하나의 유행이 되었습니다. 일부로 모호한 표현을 섞어 수용자가 상상하게 합니다. 수용자는 창작자가 의도한 장면에서 창작자가 의도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래서 블레이드 러너의 메세지는 더욱 특별합니다. 모호한 표현에 대한 수용자의 자유로운 상상에 가치를 부여한게 아니라 감춤이라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메세지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고등학생들에게 둘러싸여 보았습니다. 영화 내내 졸더니 영화가 끝나고 악평을 합니다. 괜히 보았다며. 지금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 했다 하더라도 이 학생들도 영화의 메세지를 알게 되는 날이 오겠지요. 성적에 따라 차별 받는 학교 생활에서, 학벌에 따라 차별받고,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내비칠 기회도 없이 서류단계에서 내쳐지는 구직활동에서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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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증발해서 새로 썼습니다. 보통은 백업을 해두는데 꼭 백업을 하지 않을 때 이런 일이 생기지요. 대부분은 기억을 토대로 살려냈지만 찝찝함이 남습니다. 중요한 문단 하나가 기억나질 않습니다. 통찰은 순간에만 나타나서 금방 사라지곤 하네요.

그나저나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철학적 메세지를 떠나서 시청각적 즐거움도 충분히 제공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도 충분합니다. 오락적 즐거움은 덜하겠지만요.

내일은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Middle-Earth: Shadow of War)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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