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의 고립

kjh8613(42)
Published in
#kr
Words
133
Reading
1 min
Listen
Play
9y

콩나물국밥을 먹다가 깨달았다. 내 존재는 완전히 유일한 존재라는 것을. 누군가가 내 삶을 통째로 감시했다 하더라도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내가 개미를 몇마리 죽였는지, 개미를 몇 마리나 관찰했는지, 내가 어떤 곳을 자주 갔는지, 내가 핫도그를 얼마나 먹었는지, 초등학교 운동장의 햇살의 느낌이 어떤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 느낌을 공유할 순 있지만,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도.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생각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존재는 아무 것도 없다. 심지어 내 모든 것들, 모든 행동, 모든 생각을 블랙박스에 기록으로 남지도 않는다. 내가 먹는 모카라떼가 지금 입에서 어떤 향으로 느껴지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나는 완전한 객체이다. 완전한 개별성이다. 완전히 유일무이하다. 나는 완전히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내 기억 속의 세계는 나만 기억하는 것들로 채워진 세계이다. 철학의 가장 기초는 논리가 아니라 객체의 고립을 깨닫는 것이다. 개별성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1.JPG

객체의 고립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