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가는 길

kjh86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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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서 17시 10분 목포행 기차를 탔다. 예상 도착 시간은 22시 10분이다. 5시간이 소요되는 긴 여행이다. 그러나 기차에서는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잘 활용해야지. 날이 흐려지는 느낌이다.

기차에서 책을 읽자니 너무 덜컹거려서 눈이 아프다. 집중이 잘 안되서 몇페이지 넘기지 못했다. 그래도 유토피아가 굉장히 재밌다. 가벼운 내용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생각을 많이하게 되는책이다. 그래 고전은 고전이다. 작가의 시선을 잘 따라가야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의문을 계속 가져야한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

덜컹커리는 기차는 편하지만은 않다.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부터 그 과정이 진짜 여행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편 뒷좌석에서는 전화를 거칠게 끊은 한 남성의 '씨벌, 씨벌'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뒷좌석의 거센 억양을 들으니 그제서야 내 목적지가 목포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생각보다는 세련된 기차역이다. 그러나 광장에 나서자 어디선가 거친 외침이 들려와서 살짝 긴장한다. 와이프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나는 그녀의 '나도 놀고싶어'라는 말을 들었다. 정말이지 같이 왔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목포역 바로앞에 얌샘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나는 라면에 공기밥을 주문할까 하다가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감사하게도 비빔밥이 서비스로 나왔다. 순두부찌개는 부드러우면서도 기가막히게 얼큰했다. 비빔밥에는 아삭하고 달달한 무가 들어있는데 허겁지겁 전부 싹 먹어치웠다. 가격은 5500원이었다. 나는 기분좋게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나는 역근처에서 찜질방을 찾아 헤맸지만 헛수고였다. 역근처에는 찜질방이 없다. 아니 목포역 주변은 외진 지역이라서 시설들이 별로 없었다. 나는 와이프와 통화를 하며, 지도를 보며 약 한시간 넘게 걸었다.

목포역에서 목포터미널까지 걸었다. 버스는 목포역에서 1번을 타면되고, 택시는 약 4000원을 내면 된다. 그러나 나는 걷고 싶었기 때문에 그냥 걸어갔다. 확실히 서울이 아닌 타 지방은 10시만 넘어도 사람이 없다. 나는 너무 어두운 곳을 지날때는 긴장이 됐다.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목포과학대학교를 지나서 계속 걸었다.

목포터미널을 지나서 직진으로 15분 정도 더 걸어서 나온 찜질방이다. 마지막으로 와이프와 통화를 나누고 찜질방으로 들어갔다. 가격은 8500원.

코고는 소리와 TV예능소리가 지독하게 시끄럽다. 다들 잘 자는데 나만 뒤척인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내 스스로에 대해서 몇가지 확실해 진다. 나란 사람. 소음에 너무나 민감하다. 단체에 섞이는걸 힘들어한다. 잠에 바로 못 든다. 항상 늦게서야 잔다.

나는 어릴 때, 부모님의 말다툼 소리에 항상 신경이 곤두섰던 기억이 있다. 잠도 잘 들지 못했다. 5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목포까지 왔는데, 내 머리속은 '나란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가득차있다. 여행이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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